[씨네21 리뷰]
여형사의 액션 <패는 여자>
2012-10-10
글 : 송경원

과거 끔찍한 사건을 겪은 뒤 형사가 된 수민(조주현)은 열혈경찰이다. 어느 날 아파트 지하에서 난투극이 일어나고, 경찰은 난투극의 범인이 중국 삼합회에서 파견된 킬러 더블비란 사실을 알게 된다. 더블비가 150억원 상당의 마약을 빼돌려 한국에 들어온 삼합회의 중간보스 오렝챙을 추적 중임을 알게 된 수민은 앞뒤 가리지 않고 그들의 뒤를 쫓고 이제 막 파트너가 된 신참 여경찰 보라(전세홍)는 눈이 돌아갈 지경이다. 한편 교도소에서 출소한 깡패 호동과 상필은 조직원들에게 쫓기다 사망한 오렝챙과 부딪치고 그가 가지고 있던 마약을 손에 넣는다. 이윽고 마약을 둘러싼 경찰, 삼합회, 그리고 두 남자의 추격과 도주가 이어지고 범죄를 소탕하기 위한 여형사의 질주가 시작된다.

<패는 여자>는 제목 그대로 여형사의 액션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다. <투캅스>의 무술감독 출신 김춘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그의 아내이자 대한민국 여성무술감독 1호 조주현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애초에 정교한 이야기나 깊이있는 감동을 목표로 하는 영화와는 거리가 있다. 영화의 성패는 오로지 액션의 완성도에 달려 있으며, 제목 그대로 멋진 ‘여자’가 악당들을 얼마나 잘 ‘패는가’가 관건이다. 하지만 롱코트에 가죽부츠, 선글라스로 무장한 채 심야의 도심을 당당히 활보하는 주인공 수민처럼 액션마저 시대착오적이라 <아저씨> <테이큰>, 본 시리즈 등으로 한껏 높아진 관객의 눈높이를 만족시키기에는 낡은 감이 있다. 그 허술함을 메우기 위해서인지 의미없는 욕설과 양아치들의 몸개그를 반복하지만 그마저 영화의 빈곤함을 더 두드러지게 한다. 어색한 연기, 조악한 이야기 등 액션을 위해 다른 모든 것들을 참아줄 수도 있지만 그 액션마저 멋지지 않은 것은 용서받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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