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황제의 자리를 노리다 <조조: 황제의 반란>
2012-10-17
글 : 주성철

배경은 <삼국지>의 말기다. 무능한 황제 한헌제(소유붕)로 인해 왕조는 몰락할 위기에 처하지만 막강한 권력을 지닌 조조(주윤발)에 의해 간신히 그 명맥을 유지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조조가 황제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퍼지고 황실에서는 암암리에 그를 암살하려는 시도가 일어난다. 어려서부터 그를 제거하기 위한 훈련을 받은 영저(유역비)와 목순(다마키 히로시)은 각각 궁녀와 내시의 신분으로, 조조가 머물고 있는 화려한 궁궐인 ‘동작대’로 잠입한다.

영화의 원제이기도 한 동작대는 중국 한나라 말기인 건안 15년, 구리로 만든 봉황으로 지붕을 장식한 화려한 궁궐로 조조의 사유지에 자리해 있었다. 평생 그 누구도 믿지 않았던 희대의 책략가이자 야심가인 조조의 권세를 상징하는 거대한 성이었다. <조조: 황제의 반란>은 바로 그 동작대를 무너뜨리려는 세력과 조조의 끝없는 대결이다.

주윤발이 연기한 것에서 보듯 오우삼의 <적벽대전> 연작(2008∼2009)의 장풍의, 맥조휘와 장문강의 <삼국지: 명장 관우>(2011)의 강문처럼 이번에도 조조는 ‘여우처럼 생긴 얼굴에 권모술수에 능한 악인’이라기보다 탁월한 카리스마로 시대를 이끄는 지도자로 나온다. 가장 야심적인 지점은 <삼국지: 명장 관우>에서 거의 퀴어 코드로까지 그려지기도 했던 관우와의 관계를 지워버리고, 자신을 언제 어디서나 노리는 암살자들과의 관계로 풀어냈다는 점이다(조조는 꿈속에서 딱 한번 관우의 판타지를 보는데, 그 장면의 관우를 연기한 이가 바로 주윤발이다). 흥미로운 반전이 숨겨져 있긴 하지만 영저와 목순의 멜로드라마로 풀어낸, 그러니까 관우의 ‘오관돌파’가 등장하지 않는 조조 이야기는 다소 밋밋하고 지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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