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일곱 남자의 무용담 <와일드 세븐>
2012-10-24
글 : 이주현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는 미명 아래 ‘와일드 세븐’이라는 초법률적 경찰조직이 결성된다. 히바(에이타)를 비롯해 7명의 전과자들로 구성된 와일드 세븐은 악질 범죄자들을 “퇴치”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이들의 존재는 은폐되어 있으며, 일본 경시청 간부 쿠사나미(나카이 기이치)가 와일드 세븐을 지휘한다. 어느 날 범죄조직이 도쿄 상공에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살포하겠다고 위협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일본 법무성 공안조사청 PSU의 수장 키류는 와일드 세븐을 끌어들여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그 과정에서 와일드 세븐은 키류가 범죄 정보를 주식거래에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긴 사실을 알게 된다. 키류는 자신을 향해 총을 겨누는 와일드 세븐을 없애려 한다.

<와일드 세븐>은 냉혹한 세계에서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가는 일곱 남자의 비장한 무용담이다. 와일드 세븐의 멤버들은 국가에서 버림받은 낙오자들이다. 그들이 살아 있다고 느끼는 순간은 아이러니하게도 악을 처단할 때다. 영화는 밑바닥 인생들과 권력의 정점에 선 악당 키류의 대결을 통해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해 얘기한다. 이야기의 구조도, 영화의 메시지도 단순하다. 그런데 절정에 다다르기까지의 과정이 다소 산만하다. 불필요해 보이는 인물과 에피소드가 계속 끼어들기 때문이다. 지나치게 비장함을 강조하지만 그 비장함에 몰입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바바리코트 대신 가죽옷을 입었다뿐, 와일드 세븐 멤버들이 보여주는 정서는 1980년대 홍콩 누아르의 정서 그대로다. 다크 히어로로 변신한 에이타와 시작부터 끝까지 계속되는 화끈한 화력전이 볼거리라면 볼거리다. 1969년부터 11년 동안 연재된 모치쓰키 미키야의 동명 일본 만화가 원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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