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저리’보다 ‘모지리’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은 순수영혼 네드(폴 러드)는 경찰에게 마약을 판 혐의로 감옥에 수감된다. 이후 감옥에서 나와 여자친구 집을 찾아가지만 이미 다른 남자와 살림을 차렸고, 사랑하는 개 ‘윌리 넬슨’마저 빼앗기고 만다. 갈 곳 없는 네드는 세 자매를 찾아간다. 첫째 누나 리즈(에밀로 모티머)는 가사노동에다 무관심한 남편 때문에 삶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고, 둘째 누나 미란다(엘리자베스 뱅크스)는 혈기왕성한 기자지만 딱히 되는 일이 없으며, 막내 여동생 나탈리(주이 디샤넬)는 레즈비언이며 늘 웃는 얼굴의 박애주의자다. 그렇게 네드는 어느 순간 자매들의 삶 깊숙이 들어가게 된다.
일단 배우들의 면면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시트콤 <프렌즈>에서 피비(리사 쿠드로)의 약혼남으로 익숙하고 <40살까지 못해본 남자>(2005), <사고친 후에>(2006) 등 주드 애파토우 사단 영화의 조연으로 간간이 모습을 비췄던, 하지만 알 만한 여성 팬들 사이에서는 그 누구보다 ‘완소남’인 폴 러드가 평소 허허실실 이미지의 결정체로 등장하고 <예스맨>(2008)과 <500일의 썸머>(2009)의 주이 디샤넬, <헝거게임: 판엠의 불꽃>(2012)의 엘리자베스 뱅크스, TV시리즈 <뉴스룸>의 에밀리 모티머가 여자 형제들로 나온다.
네드는 매부의 불륜을 목격하고, 레즈비언인 여동생의 임신을 지켜보며, 누나가 쓰는 기사에 이용당할 뻔하면서, 새삼 가족의 사랑을 느끼게 된다. 이런 일도 생기고 저런 일도 수습하면서 결코 뻔하지 않은 가족들의 이야기가 완성된다. <아워 이디엇 브라더> 이후 주이 디샤넬의 TV시리즈 <뉴 걸>에 참여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제시 페레츠 감독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균형감으로 개성 강한 배우들을 조화롭게 엮어냈다. 네 남매의 과거는 어땠을지 진정으로 프리퀄이 보고 싶은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