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혁명 운동의 새로운 시작점 <체 게바라: 뉴맨>
2012-11-28
글 : 김태훈 (영화평론가)

1967년 체 게바라가 볼리비아에서 체포될 당시 그의 배낭에는 그가 직접 쓴 노트와 문서들이 들어 있었고, 볼리비아 정부는 사후 그의 기록들을 적극적으로 수집한다. 영화는 볼리비아 정부가 공개한 체 게바라의 육성 자료로 시작된다. 아내에게 안부를 묻고 시를 낭송하는 체 게바라의 생생한 육성이 울려퍼진다. 그리고 영화는 볼리비아 정부가 공개한 볼리비아 무장투쟁에 대한 정보가 기록되어 있는 노트 29권 중 그때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3권을 사진으로 담으면서 체 게바라의 마지막 친필과 메모들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연구와 사색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글을 쓰고자 했던 마음과 시와 공부에 대한 열정이 담겨 있는 그의 기록들에서 그가 사상을 행동으로 옮겼으며 그 행동으로 새로운 이론적 성찰을 이끌어냈다는 것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의 죽음이 혁명 운동의 종점이 아닌 새로운 시작점은 아닐까라고 질문하며 그의 행적을 따라간다.

체 게바라의 사후 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다큐멘터리는 그의 유년 시절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그의 일대기를 방대한 자료와 많은 기록화면들을 통해 충실하게 따라간다. 아르헨티나의 젊은 의학도였던 그가 어떻게 자신의 사상을 펼쳐나갔는지, 어린 시절 가족들과의 기록과 어머니의 죽음, 중남미를 오토바이로 여행하면서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장해나가던 젊은 시절, 두번의 결혼과 출산, 게릴라 전투와 쿠바 혁명, 신념을 행동으로 옮기며 정치를 하던 시절, 그리고 쿠바를 떠나 혁명을 지속해나가던 시기까지 그의 삶과 행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시대에 맞서 자유를 찾고 자신의 사상을 펼치기 위해 끊임없이 고뇌한 한 영혼의 몸부림은 가슴속 깊은 울림을 만들어낸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