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최악의 테러리스트라 불리는 오사마 빈 라덴은 과연 어떻게 잡혔을까. 걸프전 당시 ‘사막의 폭풍’ 작전이나 9.11 테러 생중계와 비교하자면, 지난해 5월1일 미국 특수부대 작전으로 인한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TV영화로 제작된 <코드네임 제로니모>는 그 전모를 실시간으로 가상 생중계하는 영화다. TV시리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가장 악질적인 탈옥수를 연기했던 로버트 네퍼가 특수부대팀의 리더로 등장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코드네임 제로니모>에서 ‘그날’을 다루는 실감나는 기록이 치밀하게 긴 것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을 비롯해 파키스탄과 폴란드까지 아우르는 로케이션과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요원들이 함께 협력하는 과정, 그리고 작전 수행에 이르기까지 준비하고 협동하는 모습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작전에 투입된 요원들이 가족과 대화를 나누고, 작전 변경 등 일상적인 갈등과 마주하는 것은 이른바 ‘특수부대 영화’들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클리셰들이다.
브라이언 드 팔마의 <리댁티드>(2007), 캐스린 비글로의 <허트 로커>(2008), 폴 그린그래스의 <그린 존>(2010)과 비교할 순 없겠지만, 이제는 다소 지겨워진 ‘UCC스러운’ 화면을 지양하고 미국 최강 특수부대라 불리는 ‘팀 식스’ 대원들의 일상과 준비를 치밀하게 담아낸 장면들은 속도감있게 이어진다. 물론 그마저도 한동안 붐을 이룬 이라크전 영화들의 클리셰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는데 그것은 여러모로 TV영화의 한계로 느껴진다. 또한 이 사건은 당시 오바마 행정부의 중요한 치적 중 하나로 언급됐는데, 그걸 의식해서인지 실제 그의 육성이 들리기도 한다. <코드네임 제로니모>를 두고 일종의 ‘대선용 홍보영화’라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