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1등이 되거나 똑똑하거나 사기를 칠 것.” <마진콜: 24시간, 조작된 진실>
2013-01-02
글 : 이주현

<마진콜: 24시간, 조작된 진실>은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를 촉발한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배경으로, 월스트리트의 한 금융사에서 24시간 동안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영화는 정리해고 통보 장면으로 시작한다. 리스크 관리팀장 에릭(스탠리 투치)도 이날 해고 통보를 받는다. 에릭은 회사의 위기상황이 정리된 USB를 피터(재커리 퀸토)에게 전하고 회사를 떠난다. 샘(케빈 스페이시)은 대규모 인원 감축에서 살아남은 직원들에게 “떠난 이들은 잊어라. 당신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 이러한 희생 덕에 회사가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날 밤 에릭이 건네준 USB의 파일을 분석한 피터는 회사가 보유한 MBS(주택저당증권)의 가치가 이미 폭락해 회사에 큰 위기가 닥칠 것을 알게 된다. 피터는 상사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회장 존(제레미 아이언스)이 참석한 긴급 임원회의가 소집된다.

보너스를 제하고도 연봉이 960억원쯤 되는 회장 존은 말한다. “세상엔 행복한 부자와 불행한 가난뱅이가 있다”고. 그리고 자신의 연봉이 왜 높은지 아냐고 회의에 소집된 임원들에게 묻는다. 그 이유는 자신이 1주일, 1달, 1년 뒤의 상황을 예측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예측은 빗나갔다. “오늘부로 파티는 끝났”지만 그는 어떻게 하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절대 손해보지 않고 살아남는지를 잘 알고 있다. “1등이 되거나 똑똑하거나 사기를 칠 것.” 결국 이들이 앞장서 ‘폭탄 돌리기’를 하게 되는 이유다. <마진콜: 24시간, 조작된 진실>은 등장인물들이 입고 있는 고급 슈트처럼 깔끔하게 재단된 금융 드라마다. 돈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과 탐욕에 대한 예리한 성찰을 보여줌은 물론이다. 할리우드 명배우들의 열연을 감상하는 건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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