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두근두근 불안불안
2013-02-08
글 :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아저씨> 메인 테마

알다시피 <아저씨>는 2년 전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 잊을 만하면 케이블에서 보게 된다. 그때마다 꼼짝없이 같은 장면에서 온몸을 찌릿찌릿 떨고 만다. 총알 떨어진 원빈 ‘아저씨’가 단검 하나로 다수와 싸우는 최후의 클라이맥스. 그 2분의 카타르시스를 위해 매번 2시간짜리 영화를 넋놓고 보는 셈이다. 전진/후진의 간결한 동선, 무자비한 칼놀림, 솟구치는 핏줄기, 떼거리인 주제에 공포로 가득한 ‘나쁜 놈들’의 표정이 모두 사악한 쾌감을 선사한다.

이 감정을 증폭시키는 건 메인 테마인 <The Man from Nowhere>다. <올드보이>의 ‘미도 테마’로 유명한 심현정이 만든 이 스코어는 긴박한 비트와 유려한 멜로디가 팽팽하게 경쟁하고 충돌하는 곡이다. 덕분에 두근두근 불안한 채로 감정이 드라마틱하게 비약하는데, 무표정하지만 실상 굉장히 감정적인 <아저씨> 이야기에 어울리는 음악이란 생각도 든다. 개인적으론 애니메이션 <바람의 검심-추억편>의 이와사키 다쿠나 <인랑>의 미조구치 하지메가 떠오르기도 했는데, 심현정쪽이 훨씬 선명하게 주제를 드러낸다. 요컨대 대립을 통한 감정적 비약이랄까. 최근에 그녀가 작업한 영화는 <늑대소년>이었다. 작품의 질감 때문이겠지만, 완전히 다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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