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박사이자 디트로이트의 형사인 알렉스 크로스(타일러 페리)는 유능한 팀장이자 화목한 가정의 가장이다. 부인은 셋째 아이를 임신했으며, FBI로부터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은 상태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집안에서 4명이 죽는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알렉스는 현장에서 다음 살인을 예고하는 그림 한장을 발견한다. 살해당한 사람은 한 기업의 간부. 알렉스는 살인범(매튜 폭스)의 최종 목표가 대부호이자 그 기업의 회장인 메르시에(장 르노)임을 직감하고 친구이자 동료인 케인(에드워드 번스)과 함께 살인범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러던 중 부상을 입은 살인범이 알렉스의 부인까지 살해한다. 분노가 극에 달한 알렉스는 케인과 함께 살인범을 잡기 위해 법의 테두리까지 넘어선다.
영화는 제임스 패터슨의 베스트셀러인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 중 16번째 작품인 <나, 알렉스 크로스>(I, Alex Cross)를 영화화했다. 알렉스 크로스 시리즈는 모건 프리먼이 주연한 <키스 더 걸>과 <스파이더 게임>으로도 영화화되었다. 영화가 치중하는 것은 프로파일러 심리학 박사와 살인범간의 대결 구도이다. 그러한 대결 구도에 따라 선과 악의 구분은 명확하다. 알렉스의 가정은 갈등 하나 없이 사랑으로 넘쳐나고 셋째 아이와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눈앞에 둔 알렉스는 마냥 행복하다. 형사와 살인범간의 심리 싸움과 대결 구도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캐릭터는 빈약하다. 살인범은 살인만 하고 가정을 파괴당한 가장은 분노에 불타 복수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인간의 추악한 본성에 대한 탐구와 캐릭터의 갈등과 고민들은 묻혀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결국 영화가 도달하는 지점은 법을 넘어서까지 가정을 지키는 남편이자 아들이자 아빠인 한 가장의 이야기이며, 그를 지탱하는 것은 가정과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