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who are you] 민지현
2013-04-09
글 : 윤혜지
사진 : 오계옥
영화 <노리개>

Profile

2013 영화 <노리개> 정지희 역 2012 드라마 <노란 복수초> 설수애 역 2011 드라마 <TV방자전> 향단 역 2009 드라마 <청춘예찬> 양상미 역 2008 영화 <울학교 이티> 기호 짝 역 2008 영화 <쌍화점> 후궁 역 2007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 기여운 역

민지현의 가장 큰 장점은 볼 때마다 새롭다는 게 아닐까. 알려지지 않은 배우라서가 아니라 깨끗한 얼굴을 가졌기 때문일 터. 그녀가 알려진 것은 <TV방자전>의 향단 역을 맡으면서였다. 도발적인 향단은 세간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귀여운 팜므파탈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만들었으니 이제 굳히기에 들어갈 차례. 하나 이후 민지현은 여섯살 지능을 가진 지적장애인 수애로 분한다. <노란 복수초>의 수애는 민지현의 순진한 눈과 더없이 잘 어울렸다. 고생 모르고 자랐을 것 같은 무구한 얼굴 뒤엔 남모를 그늘도 있었다. <노리개>의 최승호 감독도 민지현의 얼굴에서 ‘외로움’을 읽은 듯했다. <노리개> 이야기에 금세 그녀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자신의 외로움을 이야기할 한 사람만 있었다면 지희는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십년간 연기를 해오며 나도 많이 외로웠기 때문에 안다”는 말에선 무명배우의 서러움까지 묻어난다. 그런데 민지현의 다음 말이 의외다. “현장에 있는 건 즐거웠다. 난 배우니까 힘들건 말건 주어진 연기를 하는 게 당연한 거다. 지희가 죽는 날이 공교롭게도 실제 내 생일이었는데 정지희가 민지현으로 다시 태어난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오랜 시간 연기를 해오며 속도 단단하게 여문 모양이다. <노리개>를 찍는 동안 “실력이 다 까발려졌다”는 민지현은 가져온 책의 한 부분을 가리킨다. 버려진 포도가 술이 되기 위해선 발효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구절이다. “얼른 나이를 먹고 싶다. 배우는 연기를 잘할 때 제일 예뻐 보이니까.” 이미 충분히 예쁜 배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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