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플랜B’ 영화사의 제작자 겸 배우 브래드 피트씨. 출연에 제작에 몸이 열개라도 모자라겠어요.
=아무리 바빠도 배우로서의 역량에 흠 가는 일은 없으니,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줬으면 좋겠어요. 사는 내내 파파라치에게 시달리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들답니다.
-<킬링 소프틀리>는 대놓고 ‘후까시’ 과시하는 영화 아닌가요? 아무리 제작자라지만 너무 본인만 돋보이게 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제 개런티가 2천만달러 이상인 건 아실 겁니다. 하지만 <킬링 소프틀리> 순제작비는 1500만달러죠. 그렇게 확 깎았으면 그 정도는 양반이죠. 이해해주세요.
-설정 자체가 욕심이 과하시던데요? 마틴 스코시즈의 <좋은 친구들>의 레이 리오타, TV시리즈 <소프라노스>의 제임스 갠돌피니를 아예 가지고 노시더라고요.
=그게 바로 이 영화의 재미입니다. 영화가 시작하면 부시와 오바마의 연설장면이 장소를 바꿔가며 내내 나옵니다. 아예 인물들을 지겹게 따라다니죠. 절대 벗어날 수 없어요. 우리가 기억하는 갱스터의 걸출한 캐릭터들인 그 두 남자가 이 영화에서 얼마나 찌질합니까.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어이없게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기도 하죠.
=부시나 오바마나 별 다를 바 없는 사람들이고, 레이 리오타나 갠돌피니 둘 다 마찬가지예요. 그들을 너무 망가지게 하는 거 아닌지 걱정됐지만, 뭐 연기를 잘하는 게 중요하죠. 그 두 사람 정말 연기를 잘했어요. 제작자로서 너무 만족합니다.
-말씀을 듣고 보면 거의 감독 같은데요?
=앤드루 도미닉 감독은 에릭 바나가 나오는 <차퍼>(2000) 때부터 눈여겨봤죠. 캐릭터의 힘이 좋아요. 물론 그의 전작인 <비겁한 로버트 포드의 제시 제임스 암살>(2006)부터 지금까지 두편을 연달아 했고, 그게 이전작들의 정서와는 상당히 다르니까 누구의 실력인지 궁금하기도 하실 겁니다. 사실 전 제 실력도 많이 반영됐다고 보는데, 그건 뭐 개인의 자유라….
-그러다가 조만간 연출까지 하시는 거 아닌가요?
=딱히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겠습니다. 일단은 <월드워Z>부터 끝내야 한숨 돌릴 것 같아요.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랑 판권 경쟁하느라 약간 사이가 서먹해졌거든요. 영화가 어떻게 나올지 가장 매의 눈으로 보고 있을 사람이 바로 디카프리오예요. 너무 신경 쓰여요.
-끝으로 안젤리나 졸리와의 결혼 계획은 어떠신지요. 얼마 전 졸리씨가 새로운 반지를 끼고 있다고 뉴스가 났던데요?
=7년 동거하고 지난해에 약혼도 했는데 여전히 궁금하신가봐요. 약혼하면 끝일 줄 알았더니. 아무튼 이번에는 기자님들 7년이나 기다리게 하지 않을게요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