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의 영화 잔치가 상차림을 마쳤다. 현지시각으로 4월18일 파리 UGC 노르망디 시네마에서 제66회 칸국제영화제가 공식기자회견을 갖고 초청작 최종 명단을 공개했다. 경쟁부문에는 일찍이 개막작으로 낙점된 바즈 루어만의 <위대한 개츠비>와 폐막작이기도 한 제롬 살레 감독의 <줄루>를 비롯해 21편이 올랐다. 하루 전 <인디와이어>가 PDF 형태로 입수했다며 밝힌 명단과 큰 차이는 없었다. 코언 형제의 <인사이드 르윈 데이비스>, 제임스 그레이의 <이민자>,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신만이 용서한다>, 알렉산더 페인의 <네브라스카> 등에 관한 예상은 적중했다. 티에리 프리모 집행위원장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인 스티븐 소더버그의 <촛불 너머에>나 로만 폴란스키의 <모피를 입은 비너스>도 눈에 띈다.
칸의 선택이 공개되자 외신들은 ‘식상하다’는 불평을 내놓았다. 늘 그렇듯 올해도 칸 경쟁부문에 오른 감독 대부분이 칸에 한번 이상 초청됐던 단골손님들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특히 스티븐 소더버그와 로만 폴란스키는 이미 칸에서 한 차례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름들이다. 하지만 그런 반응에 대해 프리모는 “개인적으로 ‘단골손님’이란 용어는 싫지만 우리가 그 ‘단골손님’들이 최신작을 들고 다시 칸을 찾아주길 바라 마지않는 건 사실이다”라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올해 칸 경쟁부문에는 “변함없는 작가들만큼이나 칸을 처음 찾는 이들도 많을 것”이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의외의 진출작으로는 터키 감독 압델라티프 케시시의 <아델의 삶>, 멕시코 감독 아맷 에스칼란테의 <헬리> 등이 있다.
한편, 아시아 감독들의 성적이 저조한 가운데 한국영화는 단편부문에서 그나마 작은 수확을 거두었다.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가 단편경쟁부문에 진출하고, 김수진 감독의 <선>이 시네파운데이션 부문에 초청받은 것이다. <세이프>는 불법게임 환전소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인간의 탐욕을 파고든 작품이고, <선>은 불우 아동들을 둘러싼 사회적 폭력을 다룬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