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빛과 어둠의 대결 <뷰티풀 크리처스>
2013-04-24
글 : 주성철

마녀의 운명을 타고난 열여섯 소녀 리나(앨리스 엔글레르트)는 선과 악 중 한 가지 힘을 택해야 하는 순간에 다다른다. 한편, 에단(엘든 이렌리치)은 학교에서는 그저 ‘왕따’에 지나지 않는 그녀에게 호감을 갖는다. 에단은 리나의 비밀스런 대저택을 몰래 따라가서는 삼촌 메이컨(제레미 아이언스)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악명 높은 어둠의 파괴자 세라핀(에마 톰슨)에 맞서 리나를 악의 세력으로부터 지켜낼 빛의 조력자다. 적극적인 에단으로 인해 두 사람은 이내 사랑에 빠지지만, 그녀는 거대한 운명 앞에서 점점 더 혼돈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뷰티풀 크리처스>는 마치 박찬욱의 <스토커>를 연상시키는 설정으로 시작한다. 남자주인공 엘든 이렌리치는 <스토커>에서도 인디아(미아 바시코프스카)에게 접근했던 남학생이었다(물론 <스토커>에서는 지나치게 들이대다 목이 꺾여 죽었다). 흥미롭게도 비밀스런 삼촌의 존재 역시 비슷하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원작의 성공에서 읽을 수 있듯 <뷰티풀 크리처스>는 결국 <트와일라잇> 시리즈처럼 고전적인 장르와 세트 속으로 들어간 틴에이저 로맨스 무비다. 물론 그보다 좀더 ‘짠’한 맛이 있긴 하지만.

빛과 어둠의 대결 속에서 특수효과의 묘미가 잘 살아나지 않는 아쉬움이 남지만, ‘때깔’에 대한 갈증은 화려한 스탭들의 명단에서 채워야 할 것 같다. <흐르는 강물처럼>(1992)으로 아카데미 촬영상을 수상한 바 있는 필립 루슬로는 <빅 피쉬>(2003),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등 팀 버튼과 여러 작품을 함께한 관록의 촬영감독이며 제프리 컬랜드는 <브로드웨이의 대니 로즈>(1984)를 시작으로 <브로드웨이를 쏴라>(1993) 등 우디 앨런 영화를 줄곧 책임져왔던 의상디자이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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