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짱구 시리즈 탄생 20주년 기념작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
2013-04-24
글 : 윤혜지

짱구(박영남)는 사사건건 자기를 나쁜 오빠로 만드는 동생 짱아(여민정)가 귀찮기만 하다. 때마침 짱아를 필요로 하는 짱아별의 외계인들이 짱아를 데리러 오고, 짱구는 흔쾌히 짱아를 보내주기로 한다. 외계인들이 전한 이야기는 이렇다. 본래 여유로 가득 차 있던 태양계가 지구인들로 인해 여유가 부족해졌다. 이대로 간다면 태양계는 스트레스와 분노가 쌓여 혼돈에 빠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느긋느긋현자’와 ‘짱아공주’가 만나게 되면 무한한 여유가 생기기 때문에 짱아는 짱아별에 머물러야 한다는 것이다. 짱아를 되찾기 위한 가족의 난입으로 태양계는 송두리째 흔들리고, 마침내 ‘느긋느긋현자’의 정체가 밝혀진다. 그리고 짱구는 태양계의 평화와 동생 짱아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하는 일생일대의 기로에 놓인다.

국내에선 네 번째로 개봉하는 극장판인 <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태풍을 부르는 나와 우주의 프린세스>는 시리즈 탄생 2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다. 20주년을 기념해 시리즈 속 세계는 더욱 넓고 화려해졌다. 알록달록한 짱아별의 풍경과 외계인들은 어린이 관객의 눈길을 대번에 사로잡을 만하고, 이따금씩 중독성 강한 <추라라송>과 댄스를 삽입해 뮤지컬 같은 면모도 갖췄다. 무엇보다도 20주년 기념작의 키포인트는 ‘여유’다. 매사에 여유와 유머를 잃지 않는 것이야말로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가 추구해온 가장 근본적인 가치임을 역설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번에도 역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황당무계한 설정이지만 어쩐지 말초적인 짱구의 세상이 결코 싫지 않다. 이 시간만큼은 짱구와 함께 <추라라송>의 리듬에 영혼을 맡겨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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