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 <전국노래자랑>
2013-05-01
글 : 김성훈

매주 일요일 낮 12시 KBS1에서 방영되는 <전국노래자랑>은 국내 최장수 프로그램이다. 영화 <전국노래자랑>은 방영될 때마다 역사가 새로 쓰여지는 동명의 프로그램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경상남도 김해시. 봉남(김인권)은 낮에는 아내 미애(류현경)의 미용실에서 미용 보조로 일하며 미용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고, 밤에는 대리운전 기사로 뛰고 있다. 그의 꿈은 가수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라”며 미용사 자격증 따기에 집중할 것을 요구한다. 초등학생 보리(김환희)는 할아버지(오현경)와 단둘이 살고 있다.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할아버지지만 손녀 보리에 대한 사랑은 누구보다 극진하다. 어느 날, 따로 살던 엄마(신은경)가 나타나 보리와 함께 캐나다로 이민가기로 결정한다. 현자(이초희)와 동수(유연석)는 건강보조식품 ‘여심’을 만드는 회사의 직원이다. 홍 사장(김용건)은 두 사람에게 여심의 판매 실적을 올릴 방도를 강구하라고 지시한다. 어느 날, <전국노래자랑>이 김해시에서 열리기로 결정된다. 이들은 꿈을 이루고(봉남), 이별을 준비하고(보리와 할아버지), 회사 제품을 홍보하는(현자)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슴에 안고 <전국노래자랑>의 무대에 오른다.

여러 인물들의 사연이 교차로 진행되지만 <전국노래자랑>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봉남이다. 현실적인 이유로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지만, 그럼에도 꿈을 쉽게 놓지 못하는 봉남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흔히 볼 수 있는 얼굴이다. 이 밖에도 현자, 할아버지, 보리 등 사연 역시 영화에서 웃음, 감동, 사랑 등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지고 있지만, 평범하고 소소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전국노래자랑>은 전형적이긴 하나, 특별한 사건 없이 관객을 이야기에 붙잡아놓는 매력이 분명 있다. 영화는 <불을 지펴라>(2007), <앙상블>(2012) 등 독립영화를 연출하고 <백년해로외전>(2009), <아저씨>(2010) 등 여러 영화에 출연했던 이종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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