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송나라 명장과 그의 일곱 아들 <천하칠검 양가장>
2013-05-01
글 : 주성철

송나라 장수 양업(정소추)은 황실로부터 공을 인정받은 명장으로, 첫째 아들 양연평(정이건)을 비롯해 슬하에 일곱 아들을 두었다. 어느 날, 여섯째 아들 양연소(오존)가 참가한 대련에서 그의 동생이자 막내 양연사(부신박)가 앙숙 ‘반표’ 집안의 아들을 죽이는 일이 벌어진다. 반표는 황제에게 양씨 가문에 대한 처벌을 호소하지만 양업을 아끼는 황제는 주저하게 되고, 마침 요나라가 10만 대군을 이끌고 송나라로 쳐들어온다. 하지만 전쟁에 출정한 양업은 교활한 반표 집안의 농간으로 산성에 피신하게 된다. 이에 일곱 아들은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해 전장으로 향한다.

<천하칠검 양가장>은 양무적(楊無敵)이라 불릴 정도로 용맹했던 실제 송나라 장군 양업과 그의 일곱 아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들을 일컬어 ‘양가장’이라 불렀는데, 경극으로도 유명하며 유가량의 <오랑팔괘곤>(1983) 등 영화와 드라마로도 지속적으로 변주됐다.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나설 때 그들 뒤로 보이는 거대한 태양은, 과거 쇼브러더스 스튜디오 내의 가짜 태양을 연상시킬 정도로 장엄하다. 그처럼 영화는 과거의 노스탤지어를 환기시킴은 물론 CG로 만들어진 거대 군중 액션 신의 조화를 꾀하고 있다.

그 재미는 마치 <삼국지>의 장판교 전투처럼 아버지를 구출하기 위한 일곱 양가장의 활약상에 있다. 국내 관객에게는 가장 인지도가 높을, 그래서 오랜만의 만남이 반가울 ‘영원한 초류향’ 정소추와 정이건이 그 중심에 있다. <백발마녀전>(1993)과 <야반가성>(1995) 등을 만들고 할리우드에서도 여러 편을 연출한 우인태 감독은, 프로덕션 디자인과 액션이 불균질한 조화를 이루는 특유의 연출보다 다시 홍콩으로 돌아와 만든 <무인 곽원갑>(2006)처럼 무난한 CG무협블록버스터를 완성한 느낌이다. 일부 화살 액션 신은 <최종병기 활>(2011)을 떠올리게도 한다. 실시간의 긴박감을 느끼게 하는 구조는 좋지만, 우인태라는 이름에서 기대할 법한 개성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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