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사랑 한번 못해보고 직장과 집만 오가던 ‘범생’ 수리(샤룩 칸)의 삶은 말괄량이 타니(아누쉬카 샤르마)의 등장으로 일대 지각 변동을 겪는다. 수리는 타니를 처음 본 순간 사랑을 예감했지만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그녀다. 그러나 타니는 예비신랑의 사고와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갑작스레 수리의 아내가 된다. 급작스런 결혼으로 이루어진 둘 사이의 공기는 어색하고 감정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겉돌기만 한다.
<그 남자의 사랑법>은 사랑의 온도도 경험도 전혀 다른 남녀의 다소 ‘이상한’ 러브 스토리다. 타니의 사랑을 얻어 그녀의 ‘히어로’가 되고 싶은 수리의 사랑 표현, 확인 방식은 엉뚱하게도 또 다른 남자로의 변신이기 때문이다. 평소 소심남인 자신과는 180도 다른 능글맞은 남자 라지로 변해 그녀의 댄스 파트너가 된다는 설정인데, 이런 변화가 불필요하게 타니의 감정을 시험에 들게 한다. 싫다는 타니에게 들이대는 수리 아니 라지는 노골적으로 ‘매력남’, ‘나쁜 남자’인 양 한다. 극단적인 두 남성 캐릭터 사이를 오가며 사랑을 극대화해 서사를 극적으로 보이려 하지만 이런 장치가 도리어 영화에의 몰입을 방해한다. 아무것도 모른 채 무방비로 상대의 ‘이중생활’에 노출된 타니는 혼란스럽고 그녀를 지켜보는 관객 역시 종종 마음이 불편하다. 처음에는 타니가 자신을 못 알아봐도 괜찮다던 수리가 두 남자 중 “누구를 사랑하는지 알아야겠다”고 말할 땐 이미 그의 욕망이 ‘괴상하게’ 흘러갔음을 짐작할 수 있다. 결국 타니가 라지에게 함께할 수 없어 미안하다며 용서를 구하는 상황까지 가서야 수리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일련의 과정은 사랑스럽기보다는 지나친 감이 더 크다. 발리우드영화 특유의 흥겨운 노래와 안무, 인도 영화계의 최고 흥행 감독과 스타의 연출과 출연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릴 수 있는 결정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