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 <스니치>
2013-05-08
글 : 김보연 (객원기자)

드웨인 존슨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 <스니치>는 감옥에 갇힌 아들을 구하기 위한 아버지의 노력을 그린 영화다. 성실한 건설업자인 매튜스(드웨인 존슨)의 아들은 그만 “멍청하고 순진한” 실수를 저지른다. 친구 대신 대량의 마약을 받아주다 현행범으로 체포되고 만 것이다. 마약에 엄격한 미국의 법 때문에 이 경우 보통 징역 10년의 형량을 받지만, 매튜스는 검찰에게 거물 마약범을 잡게 해줄 테니 아들을 풀어달라는 제안을 한다. 이 위험한 거래가 성사되자 매튜스는 정체를 숨긴 채 마약조직을 위해 일하기 시작하고, 모두가 예상할 수 있는 위험에 빠진다.

만약 드웨인 존슨의 이름과 트럭이 불타고 있는 포스터만 보고 <스니치>를 관람한다면 이 영화가 의외로 진지한 드라마의 노선을 따른다는 점에 놀랄지도 모른다. <분노의 질주> <지.아이.조2> 등 주로 장르적 과장이 곁들여진 블록버스터에서 화려한 액션을 선보였던 드웨인 존슨은 이 영화에서 거의 처음으로 동네 불량배들에게 무기력하게 얻어맞는 ‘평범한’ 인물을 연기한다. 이는 이 영화에서 화끈한 액션 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드웨인 존슨의 폭넓은 연기를 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스니치>가 방점을 찍는 건 액션 장르의 쾌감보다는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과 그로 인한 가족의 회복에서 오는 감동이다. 일개 보통 시민이 아들의 감형을 위해 마약단속국까지 속여가며 홀로 마약조직을 궤멸시킨다는 설정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이 빈틈을 채우는 건 의외의 감정적 울림을 만들어내는 드웨인 존슨의 큰 눈과 굳게 다문 입술이다. 그런 맥락에서 매튜스가 한손으로 운전대를 잡고 한손으로 산탄총을 쏘는 모습보다는 유리벽 너머의 아들에게 숨겨둔 마음을 고백하며 굵은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이 영화의 진정한 백미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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