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드 업, 일망타진해 검거함. 뜻 그대로 <라운드 업>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7월 프랑스에서 자행된 ‘벨디브 사건’의 전후를 담았다. 조(위고 르베르데즈)의 가족뿐 아니라 그들의 이웃은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쓰레기들’, ‘악질분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치욕과 대학살의 상징인 노란 다윗의 별 배지를 가슴에 달고도 이유를 물을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불시에 들이닥친 프랑스 경찰은 이들을 마실 물도 화장실도 부족한 경륜장에 집단 수용한다. 프랑스 거주 유대인 2만4천명을 체포해 독일로 보내겠다는 나치 독일과 프랑스 비시 정부간의 딜이 성사된 결과다. 한편 경륜장에 함께 수용된 유대인 의사 다비드 샤인바움(장 르노)과 개신교도인 간호사 아네트 모노드(멜라니 로랑)는 고통받는 환자들 앞에서 안타까워한다. 그리고 끝내 이들은 남성, 여성, 아이들로 격리돼 죽음의 수용소로 향한다.
<라운드 업>은 잔혹한 학살장면을 드러내놓고 들추지는 않는다. 대신 거대한 경륜장을 가득 메운 유대인들을 원거리에서 보여주면서 ‘여기가 지옥’이라는 강한 메시지를 전한다. 트랙 위에서 “자전거 경기 같은” 볼거리를 찾는 아이에게 소년 조는 말한다. “여기선 우리가 구경거리”라고. 아이들의 입으로 재확인되는 역사의 비극이다. <라운드 업>은 자국 거주 유대인들을 강제 수용하고,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를 위해 싸운 유대인들에게 배신감을 안기면서도, 인종정화정책의 공범자라는 소리는 듣기 싫었던 프랑스의 기만을 들춰낸다. 아이들이 큰 문제없이 경비를 뚫고 탈출하는 장면처럼 설득력이나 긴장감 측면에서 보자면 아쉬움이 남지만, 프랑스에서 제작된 프랑스의 반성문이라는 점만은 우선적으로 챙겨 볼 부분이다. 담백하고 듬직한 의사로 돌아온 장 르노와 쿠엔틴 타란티노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통해 유대인 학살을 향한 복수를 꿈꾼 바 있는 멜라니 로랑을 볼 수 있는 건 확실한 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