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highway]
[culture highway] 할배 어디 가~
2013-07-01
글 : 씨네21 취재팀
글 :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할배 어디 가~

이순재, 신구, 백일섭, 박근형. 평균 연령 76살의 ‘꽃할배’들이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거기에 43살의 막내 이서진도 합류했다. 설정만으로 화제를 불러모은 tvN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가 7월5일 오후 8시50분 첫 방송된다. 연출을 맡은 나영석 PD(<1박2일>)의 이름 석자가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

응답하라 1990

1990년대로의 여행은 계속된다. 20여년 전 한국 가요계 부흥기를 이끌었던 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7월6일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릴 <청춘 나이트 콘서트 시즌 2-back to the 90’s>에서다. 김건모, 임창정, 룰라, 현진영, 김원준, 김현정, 박미경, 소찬휘, 스페이스에이. 이름만 들어도 후렴구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그리워? 그때 그 시절이

한때 쿨한 언니 오빠들은 모두 요 라 텡고를 들었다. 뻥 좀 보태 ≪And Then Nothing Turned Itself Inside Out≫ 앨범을 좋아하는 이에게 선물하는 것으로 둘 사이에 뭔가 있다는 느낌을 주고받던 그 시절이 있었다. 요 라 텡고의 ≪Fade≫는 그때 그 시절이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새로운 젊은 팬을 끌어들이기보다 이제는 밤새 춤추기엔 허리가 안 좋아진 이들에게 어필하기 딱 괜찮은 사이즈의 앨범.

스크린문학관

문학이 영화의 원천이 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7월6일부터 8월4일까지 CGV신촌 아트레온/압구정/소풍에서 열리는 CGV무비꼴라쥬 ‘스크린문학전’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위대한 개츠비>부터 <빅피처>까지 만날 수 있다. 김동식 교수, 이현우 인문학자, 강신주 인문학자, 김영하 소설가, 이택광 교수, 정용실 아나운서 등 다양한 사람들이 문학을 주제로 시네마톡을 진행한다.

추적자 vs 추종자

“연쇄살인범조차도 친구들이 있다.” 이 섬뜩한 문구보다 더 충격적인 장면들이 미드 <팔로잉>엔 장전되어 있다. 영화 <스크림> 시리즈의 시나리오작가 케빈 윌리엄스가 제작을 맡은 이 작품은 14명의 여성을 살해한 뒤 감옥에 갇혔다가 탈옥한 연쇄살인범과 그를 돕는 추종자들, 그리고 이제는 은퇴한 전 FBI 요원의 대결을 다룰 예정이다. 카리스마의 영화배우 케빈 베이컨이 퇴물 요원으로 분해 연쇄살인범을 쫓는 모습을 보고 싶은 이들은, 7월 30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 11시 OCN에 채널을 고정하자.

우리가 생각지 못한 뒷모습

가깝고도 먼, 익숙하고도 낯선 이름. 가족이다. 우리는 가족의 삶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서울아트시네마에서 마련한 ‘한국 다큐멘터리 신작전: 가족의 뒷모습’에서 그 답을 약간 들여다볼 수 있겠다. 카메라를 통해 대상화된 가족들의 모습을 관찰하다보면 익히 알고 있던 얼굴이 아닌, 또 한명의 새로운 인간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미처 영화에 담지 못한 더 많은 이야기는 함께 마련되는 감독들과의 자리에서 직접 들어보자. 프로그램은 7월11일부터 열흘간 진행된다.

보고 또 보고, 히치콕 101

앨프리드 히치콕의 대표작 중 4편이 블루레이로 발매됐다. <이창> <현기증> <나는 비밀을 알고 있다> <새>. 모두 테크니컬러로 촬영된 히치콕의 가장 아름다운 컬러영화라는 점도 꼭 소장해야 할 이유다. 이들을 ‘히치콕 걸작선’으로 묶어놓고 심심할 때마다 꺼내봐도 좋겠다. 영화에서 ‘서스펜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공부하기에, 저 4편보다 더 훌륭한 교본은 없다.

포스트 모던을 입은 오타쿠

일본의 전통미술과 대중문화, 현대미술과 오타쿠 문화의 과감한 조우에 주목하자. <무라카미 다카시의 수퍼플랫 원더랜드 전>이 7월4일부터 12월8일까지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열린다. 국내 최초로 마련되는 팝아티스트 무라카미 다카시의 개인전이다. 그의 대표작인 초기 피겨들과 신작 회화들까지 모두 만날 수 있다. 오타쿠라고? 예술이다!

예능보다 가수

존 박 1집 ≪Inner Child≫가 발매된다. 최근 TV프로그램 <방송의 적>을 통해 예능감도 물이 오른 그가 내놓은 첫 앨범에는 같은 소속사 뮤지션인 이적, 이상순이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뮤지션 정원영, 이승열, 다이나믹듀오 최자, 레이강, 이단옆차기 등의 곡들도 포진해 있다. 2012년 2월 미니앨범 ≪Knock≫ 이후 무려 16개월 만에 발표한 정규 1집. 그의 음악적 성숙이 반갑다.

음악의 신세계가 열린다

음원 서비스 ‘밴드캠프’

2011년, 갑자기 등장한 뉴욕의 인디 밴드 컬츠(Cults는 온라인 음원만으로 음악웹진 ‘피치포크’(Pitchfork)와 인디음악 팬들에게 거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를 기반으로 컬츠는 메이저 시장에 데뷔하고, 전세계 주요 페스티벌에 출연하는 등 순식간에 월드와이드한 밴드로 성장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겨우 1년. 이 음악이 유통되고 화제가 된 것은 ‘밴드캠프’(Bandcamp, 사진)라는 음원 서비스였다. 아이튠즈나 스포티파이 같은 음원 서비스인데, 스트리밍과 다운로드를 동시에 제공한다. 특히 다운로드 가격은 저작권자가 임의로 지정할 수 있는데, 장기하와 얼굴들과 현대카드뮤직이 함께했던 ‘백지수표 음원 프로젝트’처럼 유동적인 옵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게다가 스트리밍이 무료라서 사람들은 추가비용 없이 음악을 듣거나 취향에 맞는 새로운 음악을 찾아 유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PDF파일로 된 부클릿도 무료로 제공한다. 사용자 중심이지만 생산자들의 수익을 고려한 서비스란 생각이다.

하지만 보편적이진 않다. 가장 큰 걸림돌은 결제 시스템. 페이팔(paypal)을 이용하거나 그마저도 비자카드가 없으면 국내에선 쓸 수 없다. 메인 페이지에서 참신한 음악들을 추천받지만 한국 음악들은 정확한 단어로 검색하지 않으면 접하기도 힘들다.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영어권에 특화되었다. 그럼에도 밴드캠프는 대안적이다. 특히 한국처럼 멜론 중심의 독과점 구조 아래 마케팅 비용이 수익으로 직결되는 시장에선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아쉽다. 어쩌면 현대카드뮤직이 한국의 밴드캠프처럼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반대로 전혀 새로운, ‘공짜로 음악을 듣고, 알아서 결제하는 것만으로 선순환을 유발하는’ 한국의 음악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게 더 빠를 수도 있다. 아무튼, 밴드캠프 추천. 한번 써보자. 음악의 신세계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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