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레인저>가 제목대로 고독한 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개봉 1주 만에 전세계 박스오피스에서 참패를 맞았다. 제작비만 2억5천만달러인 영화의 개봉 첫주 주말 수익은 4890만달러에 그쳤다. 이같은 결과에 할리우드 및 월스트리트 관계자들은 디즈니가 안게 될 손실액이 최소 1억5천만달러, 최대 1억9천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라자드 캐피털 마켓의 바튼 크로켓은 “많은 투자자들이 디즈니의 <론 레인저> 리부트 프로젝트를 반신반의했었다. 그들이 옳았다”며 단언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디즈니 입장에서는 책임을 물을 사람이 필요할 것이다. 지난해 <존 카터: 바숨 전쟁의 서막>(이하 <존 카터>)의 흥행 참패 때도 20일 만에 리치 로스 회장이 스스로 사임한 바 있다.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까 우려가 일고 있는 가운데, 화살은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를 향하고 있다. 제작비를 남용하기로 유명한 고어 버빈스키 감독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일부 관계자들은, 그가 적어도 디즈니와 <캐리비안의 해적> 5편 거래 조건에 대한 재조정을 요구받을 것이며 최악의 경우에는 스튜디오에서 쫓겨날 수도 있으리라고 내다봤다.
반면 브룩하이머를 변호하는 세력도 만만치 않다. 마이클 베이 감독도 그중 한명이다. 그는 “영화감독들이란 원래 아주 고집이 세고, 제작자가 절대 통제할 수 없는 일이란 것도 많기” 때문에 흥행 결과를 제작자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드림웍스 CEO 제프리 카첸버그도 브룩하이머를 “할리우드의 정신적 지주”로 치켜세우며 한번의 실패로 그의 경력을 판단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편에서는 <존 카터> 사태가 반복되지는 않으리란 낙관적 전망도 내놓고 있다. 분더리히 증권사의 매튜 해리건은 <론 레인저>의 손실액이 1억5천만달러라 해도 “여전히 <존 카터>의 2억달러보다는 낮은 수치”임을 지적했다. 그만한 적자라면 디즈니가 올해 <아이언맨3>로 올린 흑자만으로도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여기에 6월21일 개봉 뒤 현재까지 2억달러 이상 수익을 올리며 역대흥행 애니메이션 4위에 등극한 <몬스터 대학>도 있다. 두 영화가 <론 레인저>의 구원투수가 되어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