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FF 37.5]
[STAFF 37.5] 심플과 리얼 사이
2013-07-30
글 : 정예찬 (객원기자)
사진 : 백종헌
<에픽: 숲속의 전설> 수석 캐릭터 디자이너 이상준, 라이팅 슈퍼바이저 성지연

이상준 Filmography

캐릭터 디자인 <스타워즈 에피소드3>(2005), <에라곤>(2005), <호튼>(2008), <리오>(2011), <에픽: 숲속의 전설>(2013), <리오2>(2014), <피너츠>(2015)
컨셉 아티스트 <맨 인 블랙2>(2002), <피터팬>(2003),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 펄의 저주>(2003), <헐크>(2003), <우주전쟁>(2005)

성지연 Filmography

조명기술감독 <로봇>(2005), <아이스 에이지2>(2006), <호튼>(2008), <아이스 에이지3>(2008), <리오>(2011), <아이스 에이지4>(2012), <에픽: 숲속의 전설>(2013), <리오2>(2014)

3D애니메이션 <에픽: 숲속의 전설>의 개봉을 앞두고 이상준(왼쪽) 디자이너와 성지연 조명감독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상준씨는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하고 영화, 애니메이션 및 게임 분야에서 디자인 작업을 해왔고, 성지연씨는 컴퓨터아트를 배운 뒤 애니메이션의 조명 작업을 맡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3대 강자 ‘블루 스카이’에 들어가 각각 수석 캐릭터 디자이너와 라이팅 슈퍼바이저의 자리까지 오른 두 한국인은 이제 작품의 방향과 인사 업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 디자이너는 “쉽게 말하자면 (실사영화의) 캐스팅 디렉터라고 할 수 있다. 감독의 상상 속에 있는 캐릭터를 시각화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캐릭터는 동시에 어린이 관객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귀여운 강아지도 너무 리얼하게 묘사되면 아이들이 무서워한다. 어린이들이 보고 이런 세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믿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존재하지 않았던 인물과 세계를 만들어내고 또 그 와중에 심플과 리얼 사이의 필요한 지점을 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사로 찍을 수 없는 캐릭터와 장소를 극대화해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낀다”고 이상준씨는 설명했다.

디자이너가 캐릭터를 창조하고 애니메이터가 움직임을 부여하면, 라이팅 슈퍼바이저 성지연씨는 조명이라는 옷을 입혀 캐릭터를 완성한다. 애니메이션 제작에서 조명작업은 “마지막 단계이자 최종적으로 ‘때깔’을 만드는 작업이다. 다른 팀의 실수까지 보완해야 하기 때문에 작업량이 엄청나다”. 애니메이션 제작이 2D에서 3D로 넘어오면서 “대부분의 작업이 컴퓨터 안에서 이루어지지만 조명의 구성과 빛이 적용되는 방식은 실사영화와 동일하다”. <에픽: 숲속의 전설>에서는 “장면에 따라 수백개의 조명을 세팅하며 신경을 많이 썼다. 특히나 배경이 같은 경우에는 우리가 직접 사진과 비교해봐도 차이점을 못 느낄 정도로 헷갈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한 성지연씨는 이번 작품에 대해 큰 자신감을 내비쳤다.

두 사람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은 붕 떠 있는 상태 같다”며 공부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가도 자리잡을 곳이 없다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열심히 애니메이션을 공부해서 결국 게임으로 넘어가는 형국이다. 제작자들의 투자와 더불어 애니메이션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 물론 정부 차원의 지원도 있어야겠다.” 사실 이들은 작업 분야가 달라 작업 중에는 거의 만날 일이 없지만 1년 전쯤 뉴욕에 있는 한국인 업계 종사자들과 KAN(Korean Artists in Newyork)이라는 모임을 결성하여 한국 애니메이션의 발전을 도모하는 일을 함께하고 있다. 현재 성지연씨는 2014년에 개봉하는 <리오2>의 조명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상준씨는 한발 앞서 2015년 개봉을 목표로 하는 <피너츠>의 캐릭터 디자인을 하고 있다. 아마존으로 떠난 앵무새들의 새로운 모험과 3D로 제작된 스누피의 활약이 기대된다.

스케치북(이상준)

스케치북은 디자이너에게 분신 같은 존재다. 그 안에 모든 아이디어가 들어가 있다.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은 물론, 회의 때 의사 전달을 위한 도구로도 쓰인다.

수동으로 쓰는 자동카메라(성지연)

실제로 수동필름카메라를 사용하기도 하고, 디지털카메라로 찍어도 카메라의 모든 설정을 수동으로 조절하며 찍는 습관이 있다. 매 순간 변화하는 빛의 상태를 기록하는 것은 조명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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