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도둑의 주도면밀함과 아버지의 부성애 <스톨른>
2013-07-31
글 : 김태훈 (영화평론가)

명석하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도둑 윌(니콜라스 케이지)은 그를 주시하고 있던 경찰을 보기 좋게 따돌리고 동료들과 함께 은행을 턴다. 1천만달러를 가지고 나오던 윌과 빈센트(조시 루카스)는 청소부와 마주치고 빈센트는 청소부가 그들의 얼굴을 봤다며 그를 죽이려 하지만 윌은 살인은 안된다며 그를 말린다. 그러던 도중에 빈센트는 자신의 다리를 총으로 쏘게 되고 경찰에 쫓기던 동료들은 윌만 남겨놓고 도주한다. 윌은 형량을 줄이기 위해 1천만달러를 불태우고 혼자 현행범으로 체포된다. 8년 뒤 윌은 출감하지만 FBI는 1천만달러의 행방을 의심하며 여전히 윌을 주시한다. 윌은 딸 엘리슨(사미 게일)을 제일 먼저 찾아가지만 엘리슨은 그를 쉽게 받아주지 않는다. 다리를 자르고 윌을 원망하며 살던 빈센트는 윌이 1천만달러를 감추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엘리슨을 납치한다. 윌은 죽은 줄만 알았던 빈센트의 전화를 받고, 빈센트는 윌에게 12시간 안에 돈을 가져오라고 요구한다. 윌은 다시 은행을 털 계획을 세운다.

영화는 은행을 터는 도둑의 이야기와 딸을 구출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섞는다. 따라서 영화는 도둑의 주도면밀함을 보여줌과 동시에 아버지의 부성애도 강조한다. 영화는 전개도 빠르고 속도감도 있지만 둘 다를 강조한 나머지 도둑을 소재로 한 많은 영화들에서 보여주는 용의주도한 통쾌함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서스펜스가 흡족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딸을 구출하는 아버지의 이야기에 더 초점을 맞추려고 하지만 딸을 구출하는 행위와 액션에 치중한 나머지 아버지와 딸과의 갈등,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는 과정이 미약하다. 역경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에서 딸도 아버지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러한 관계가 더 돈독해지면서 깨닫게 되는 가족의 소중함이나 사랑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장르의 기본적인 틀 위에 적당한 액션과 적당한 재미를 버무리지만 그 적당함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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