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하게 폭행당한 뒤 살해된 여자아이의 사체가 발견된다. 범인은 29살의 기요마루(후지와라 다쓰야)로 동종의 범죄로 복역하다 가석방된 인물이다. 이제 그를 찾기만 하면 되는 상황에서 기이한 일이 발생한다. 모든 일간지에 기요마루를 잡으면 100억원을 후사하겠다는 광고가 실린 것이다. 광고를 낸 인물은 여자아이의 조부인 니나가와로 엄청난 자산을 소유한 재계의 거물이다. 신문광고만이 아니었다. 스마트폰을 통해 ‘기요마루 사이트’가 삽시간에 유포된다. 이 사이트에는 현상금을 주는 조건을 설명하는 동영상이 올라 있다. 일본 경시청은 후쿠오카에서 자수한 기요마루를 이송해 오기 위해 특수팀을 편성한다. 경호 전담반에서는 메카리(오사와 다카오)와 시라이와(마쓰시마 나나코)가 차출된다. 엄청난 규모의 경찰 인력이 동원되었지만 기요마루 호송 작전은 거의 불가능한 임무처럼 보인다.
문제는 돈이다. 경찰관, 간호사, 비행기 정비사까지 기요마루에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물은 모두 돈을 노리고 그를 죽이려 한다. 니나가와는 실패했더라도 피습한 이에게 10억원을 주겠다고 발표한다. 이제 일본 국민 전체로부터 기요마루를 지켜야 할 지경이다. 더구나 기요마루 사이트는 실시간으로 이동 경로를 중계한다. 쓰레기 같은 인물을 보호하기 위해 총알받이가 되는 것이 의미있는 일인가? 너무나 명백한 딜레마는 이 영화의 매력이자 단점으로 작동한다. 버스, 고속열차, 택시, 도보 등 모든 수단이 동원된 대규모 추격전이 펼쳐지나 생각만큼 박진감이 넘치지는 않는다. 마지막 남은 다섯명 중 누가 배신자인지 추리하는 재미도 좀 싱겁다. 관객이 생각할 시간을 너무 많이 줬다. 딜레마는 원래 곤혹스러운 법인데 영화가 관객의 몫까지 다 고민해버렸다. 이 영화의 진짜 딜레마는 바로 이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