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에 아내와 딸을 잃은 한 남자의 복수극. 빅터(콜린 파렐)는 조직의 두목인 알폰스(테렌스 하워드)의 신뢰를 받는 오른팔이다. 그런데 조직원 중 한명이 참혹한 시체로 발견되는 일이 발생하고, 두목은 아리송한 메시지가 적힌 사진 조각을 받는다. 두려움을 느낀 두목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범인을 잡을 것을 명령하고, 빅터와 일당들은 주위 사람들을 샅샅이 파헤치기 시작한다. 한편 빅터는 맞은편 아파트의 베아트리스(노미 라파스)와 말없이 서로를 바라보는 기이한 소통을 시작한다. 어느 날 베아트리스가 빅터에게 먼저 말을 걸어오지만 그녀는 빅터가 예상 못한 위험한 제안을 한다. 빅터의 비밀을 알고 있으니 조용히 지내고 싶으면 사람을 죽여달라는 것이다. 두 가지 사건 사이에서 빅터는 점점 위기에 몰리고 결국 선택을 내릴 순간이 온다.
스웨덴에서 <밀레니엄 제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연출했던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감독이 할리우드에서 선보인 첫 번째 영화 <퍼펙트>는 두 가지 커다란 축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하나는 과거의 상처를 간직한 남자가 복수를 위해 위험한 길을 걷는다는 액션극이며, 또 하나는 우연히 그의 옆에 다가온 여자와 서로 마음을 나눈다는 로맨스 드라마이다.
<퍼펙트>가 지금보다 재미있는 영화가 되려면 이 두 가지 축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눈치없는 여자주인공은 이상한 오지랖으로 결정적인 순간 남자주인공의 발목을 잡는다. 결국 초반의 인상적인 액션 연출로 힘들게 쌓아올린 복수의 카타르시스는 연애의 감정에 가려지고, 급기야 둘 사이가 가까워질수록 극의 긴장감이 떨어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다. 콜린 파렐, 노미 라파스, 테렌스 하워드, 여기에 이자벨 위페르, F. 머레이 에이브러햄까지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하지만 <퍼펙트>는 어정쩡한 복수극으로 끝내 이들의 연기를 무색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