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해외뉴스] 뜨겁진 않아도
2013-09-10
글 : 윤혜지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언더 더 스킨> <필로메나> <조> 등에 주목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 <그래비티>.

8월28일 이탈리아 리도섬에서 개막한 제70회 베니스국제영화제가 중반을 맞고 있다. 폴 토머스 앤더슨과 테렌스 맬릭, 브라이언 드 팔마의 신작을 볼 수 있었던 지난해 영화제에 비해 올해의 경쟁부문 라인업은 다소 심심해 보인다. <가디언>은 “올해 베니스 라인업은 지난해에 비해 너무 무난하고 약하다”며, 9월5일 개막한 토론토영화제에 대한 기대를 더 높이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외의 영화를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설렘은 여전히 영화제 관계자들과 팬들의 시선을 리도섬에 붙잡아두고 있다.

올해 영화제 경쟁부문에선 영미권 영화들이 강세다. 테리 길리엄의 <더 제로 테오레마>, 조너선글레이저의 <언더 더 스킨> 등 18편 중 9편이 영미권 영화다. 영화제 개막 전 공개된 경쟁부문 라인업에서는 테리 길리엄의 신작을 비롯해 필립 가렐의 <라 젤러시>, 차이밍량의 <교유> 등 중견 감독들의 작품이 먼저 화제가 됐다. 영화제가 중반에 접어든 지금은 조너선 글레이저의 <언더 더 스킨>, 스티븐 프리어스의 <필로메나>, 데이비드 고든 그린의 <조>가 베니스를 찾은 기자와 평론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가디언>은 <언더 더 스킨>에 대해 “매혹적인 외계인으로 분해 글레이저의 괴이한 세계에서 뛰노는 스칼렛 요한슨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주디 덴치와 스티브 쿠건의 앙상블을 선보인 <필로메나>와 니콜라스 케이지가 자신의 죄를 속죄하는 전과자로 분한 <조>는 배우들의 호연이 돋보였다는 평가다.

한편 지난해 <피에타>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는 이번에는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지난 9월3일 열린 공식 프리미어에서 상영된 무삭제판 <뫼비우스>에 대해 <버라이어티>는 “기존의 관습을 벗어던지며 누구도 밖으로 꺼낼 수 없었던 이야기를 훌륭하게 표현해냈다”고 호평했다. 문소리, 김의성이 출연한 홍상수 감독의 단편 <50:50>도 70회 영화제를 맞아 기획된 ‘Venice 70-Future Reloaded’ 부문에서 상영됐다. 베니스 필름마켓에선 최민식이 스칼렛 요한슨과 함께 뤽 베송의 신작 <루시>에 출연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왔다. 뜨거운 화제작이나 논쟁의 영화는 줄어들었으나, 외면하기엔 매력적인 소식들을 매일 쏟아내고 있는 베니스영화제는 9월7일 폐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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