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몬스터들의 성장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
2013-09-11
글 : 주성철

<몬스터 대학교>는 무려 10여년 전에 나온 전작 <몬스터 주식회사>(2001)의 프리퀄이다. 매사에 열심인 몬스터 마이크(빌리 크리스털)와 ‘엄친아’ 몬스터 설리(존 굿맨)가 학창 시절에는 사사건건 충돌하는 라이벌이었던 것. 하지만 성격도 스타일도 다른 그들이 힘을 합쳐야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부푼 꿈을 안고 몬스터 대학교에 진학한 그들이 전공 퇴출 위기에 몰리면서, 교내 겁주기 대회에 팀을 이뤄 출전하기로 한 것. 그렇게 그들은 엄한 학장(헬렌 미렌)의 경계 속에 최약체 팀으로 대회에 나선다. 하지만 초반의 실수를 딛고 이내 승승장구하며 교내의 영웅으로 떠오르기 시작한다.

<몬스터 대학교>는 전작의 명성에 이른바 프래터니티(남학생 사교클럽) 스타일의 청춘물 구도를 덧씌웠다. 왕따당하는 학생과 그 무리들이 온갖 회유와 압력 속에 결국 최고 명성의 클럽을 정정당당하게 격파한다는 얘기다. 아쉬운 점이라면 무대가 교내로 좁혀지면서 <몬스터 주식회사> 특유의 모험적 요소가 상쇄될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이다. 다양한 경기들로 대회를 꾸렸지만 전편의 스케일에는 어딘가 미치지 못한다. 대신 그들의 ‘울지마 까꿍’ 팀에 다양하고 호감 가는, 그러니까 무섭기는커녕 귀엽기만 한 다양한 몬스터들을 배치하는 전략을 썼다. 몬스터들의 인해전술이라고나 할까. 제작진의 노고가 느껴지는 그 라인업에서 정감 가는 캐릭터를 고르는 일은 쉽다. <몬스터 대학교>는 전작의 팬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떠올려봤을 법한 몬스터들의 성장 애니메이션이다. 한편, 작품마다 보너스 애니메이션이 오프닝을 장식했는데 이번에는 빨강 우산과 파랑 우산의 로맨스와 슬픔을 그린 사슈카 언셀드의 <파란 우산>을 본편에 앞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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