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뉴욕에 나타난 악마 사냥꾼들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
2013-09-11
글 : 주성철

뉴욕에 악마 사냥꾼들이 등장한다. 뉴욕에 사는 평범한 소녀 클레리(릴리 콜린스)는 우연히 만난, ‘섀도우 헌터’라 불리는 악마 사냥꾼 제이스(제이미 캠벨 바우어)를 통해 자신 역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섀도우 헌터임을 알게 된다. 섀도우 헌터란 악한 다운월더(흑마법사, 뱀파이어, 늑대인간)로부터 영원히 인간들의 세계를 보호하는 운명을 부여받은 혼혈천사 종족이다. 그리고 발렌타인(조너선 리스 메이어스)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해 찾고 있는 모탈잔의 행방이, 봉인된 클레리의 기억 속에 있다는 비밀도 알게 된다. 천사 라지엘이 자신의 피와 인간의 피를 혼합해 만든 모탈잔은 바로 세계를 구원할 열쇠다. 하지만 충격적인 가족사를 얘기하는 발렌타인 앞에서 어린 섀도우 헌터들은 위기에 봉착한다.

<섀도우 헌터스: 뼈의 도시>(이하 <섀도우 헌터스>)는 2007년 <뼈의 도시>로 시작해, <재의 도시>와 <유리의 도시>로 이어진 카산드라 클레어의 3부작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것이다. 36개국 언어로 번역돼 2200만부 이상이 팔렸으며 <트와일라잇> 못지않은 거대한 팬덤을 형성한 원작이다. 현란한 특수효과부터 다양한 캐릭터들의 등장, 그리고 삼각관계에 이르기까지 하이틴 판타지물로서 <트와일라잇>(2008) 시리즈를 잇겠다는 야심찬 포부가 전편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트와일라잇>이 어딘가 진한 ‘야생’의 느낌을 풍겼다면 그와 정반대인 대도시 뉴욕을 무대로 한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우리가 사는 이 세계 안에서 그들과 공존하고 있다는 ‘질감’이 중요하다.

<트와일라잇> 시리즈가 5년의 시간 동안 5편이나 만들어진 가운데, <섀도우 헌터스>는 그 낡은 시리즈의 피로감을 파고들겠다는 의지다. 실제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냉소적인 금발의 뱀파이어 카이우스로 출연했던(하지만 너무 분량이 적다고 수많은 팬들이 불평했던) 제이미 캠벨 바우어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것이 단적인 예다. 타셈 싱의 <백설공주>(2012)에서 백설공주였던 릴리 콜린스와는 어딘가 ‘막장 드라마’적인 관계에 놓이는 모습도 재미를 배가시킨다. <에이전트 코디 뱅크스>(2003), <베스트 키드>(2010) 등 어린 주인공들의 영화에 남다른 솜씨를 발휘했던 해럴드 즈위트 감독은 적절한 조합이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와의 관계, 그리고 새로운 10대 관객과의 눈높이 사이에서 그는 적절한 지점을 찾은 것 같다. 북미지역에서 만족스런 흥행성적을 거두며 이미 그는 속편 <재의 도시>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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