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 ‘미니언’ <슈퍼배드2>
2013-09-11
글 : 김보연 (객원기자)

최고의 악당이었던 그루(스티븐 카렐)가 이번에는 세계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 어느 날 거대한 자석에 의해 남극의 비밀연구소가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알고보니 이 연구소는 생물을 야수로 만드는 약물을 개발하고 있었고, ‘악당퇴치연맹’은 이 짓을 벌인 악당을 잡기 위해 그루에게 조언을 구한다. 세 딸과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던 그루는 비밀요원 루시와 함께 위장 쿠키 가게를 차려 악당을 찾고, 이 과정에서 루시에게 마음을 뺏기기 시작한다. 한편 정체 모를 악당은 미니언들을 납치해 괴물로 변신시켜 세계를 정복하려 하지만 그루는 이 사실도 모른 채 루시와 딸들에게만 신경을 쓴다. 그루는 세계도 구하고 사랑도 얻을 수 있을까.

<슈퍼배드2>의 가장 큰 특징은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한가득 등장해 서로 경쟁하듯 자신의 매력을 뽐낸다는 것이다. 전작이 강약을 조절하는 미덕을 보였다면 이번 신작은 냅다 달리는 영화의 에너지를 과감하게 보여준다. 이런 변화는 출연 인물의 수만 보아도 한눈에 알 수 있다. 그루와 세딸, 그리고 악당에 초점을 맞추었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조연들에게까지 골고루 분량을 할애하여 주/조연 가릴 것 없이 열명이 넘는 인물들이 따로 또 같이 한바탕 소동을 벌인다. 게다가 악당과의 싸움을 기본으로 연애 라인이 두개나 끼어들며, 이야기와는 관계없는 미니언들의 개그 분량이 더욱 늘었다. 즉 어느 정도의 산만함은 감수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캐릭터는 미니언이다. 자신이 등장하는 모든 장면에서 관객의 시선을 독점해버리는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노란색 생물은 잊을 만하면 등장해 이야기의 맥을 끊지만 이들이 펼치는 정신없고 기괴한 개그는 과하다는 걸 알면서도 거부하기 힘들다. 아이의 순진함으로 성인의 느끼한 행동을 흉내내고, 불쌍한 상황에서 금세 눈물을 흘리지만 곧 자제할 수 없는 폭력성을 분출하는 이 종잡을 수 없는 캐릭터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관성없는 산만한 행동으로 극에 긍정적인 활력을 불어넣으며 <슈퍼배드2>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즉 <슈퍼배드2>는 산만한 인물들이 거의 아무런 제약없이 활약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극에 활기를 빚어내는 영화이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대한 기대만 살짝 접으면 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캐릭터들이 얼마나 생동감을 일으키는지, 그리고 영화가 이들을 이용해 얼마나 힘있게 영화를 밀어붙이는지 알 수 있다. 서사적으로든, 이미지적으로든 명백한 과잉의 상태를 만들어내지만 이상하게 그 혼란스러운 상황이 밉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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