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신의 아들로 성장하다 <퍼시 잭슨과 괴물의 바다>
2013-09-11
글 : 윤혜지

<퍼시 잭슨과 번개도둑>에 이은 퍼시 잭슨의 두 번째 모험이다. 퍼시 잭슨(로건 레먼)과 같은 반신반인들이 지내는 데미갓 캠프. 데미갓 캠프는 소녀 탈리아의 고귀한 희생 위에서 자라난 탈리아 나무의 보호를 받고 있다. 한편, 아버지로부터 배반당했다고 생각하는 루크(제이크 아벨)는 탈리아 나무의 방어벽을 부수고 데미갓 캠프를 쑥대밭으로 만들며 퍼시를 도발한다. 죽어가는 탈리아 나무를 살리려는 퍼시와 사악한 크로노스를 부활시키려는 루크에겐 마법의 황금 양피가 필요하다. 괴물의 바다에 숨겨진 마법의 황금 양피를 찾기 위해 퍼시는 다시금 위험천만한 여행길에 오른다.

주어진 퀘스트를 차례로 깨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게임적 설정은 여전하다. 데미갓 캠프를 공격한 콜키스 황소와의 전투나 그로버의 행방을 찾기 위해 워싱턴 D.C.를 헤매며 빚는 해프닝은 본 게임에 앞서 제시되는 몸풀기 게임처럼 보이며 이러한 설정은 전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특히 눈 없는 마녀들이 운전하는 택시 장면은 이 영화에서 가장 유쾌한 부분이다. 퍼시의 배다른 형제인 타이슨은 적재적소에서 뜻밖의 웃음을 제공하는 동시에 무시당하기 일쑤인 외눈박이 종족으로 등장하며, 인종적 편견에 관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투입된 것처럼 보인다. 데미갓으로 각성한 뒤 신의 아들로서 전투에 임하게 된 퍼시의 성장도 눈여겨볼 만하다.

하지만 한판 게임 같은 이 영화는 정작 끝판왕에 가까워지며 점점 힘을 잃는다. 몸풀기 게임으로 적당한 스펙터클에 단련된 상태의 관객에게 끝판왕 크로노스와의 대결은 시시하게 느껴질 것 같다. 스탠리 투치와 네이선 필리온 등이 있지만 우마 서먼, 피어스 브로스넌, 숀 빈 등이 대거 출연했던 전편에 비하면 캐스팅도 심심하다. 바다를 수족처럼 부리는 포세이돈의 아들조차 소포모어 징크스는 피해갈 수 없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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