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마찬가지로 뉴욕 역시 날씨가 쌀쌀해지며 본격적인 가을에 접어들고 있다. 2013년 여름, 유난히 ‘폭탄’을 맞은 블록버스터가 많았던 미국 극장가에서 선전을 펼쳐온 저예산 독립영화들을 소개한다. 먼저 선댄스영화제에서 1천만달러라는 이례적으로 높은 가격에 판매됐던 <더 웨이, 웨이 백>은 영화계 관계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박스오피스에서 2천만달러를 벌어들였다. 스티브 카렐이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10대 소년인 던컨이 어머니와 그녀의 새 남자친구와 함께 간 워터파크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작품. 미국 언론은 대체로 “모든 연령대가 무난히 즐길 수 있는 작품”이며 “여름에 산뜻하게 관람하기에 알맞은 영화”라고 평가하고 있다. 우디 앨런 감독의 신작 <블루 재스민>은 현재 2770만달러를 기록해 그의 작품을 통틀어 두 번째로 높은(1위는 <미드나잇 인 파리>) 흥행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우디 앨런의 열성 팬들인 장년층은 여름철보다 가을과 초겨울에 주로 극장을 찾는 경향이 강해 <블루 재스민>의 흥행가도는 지금부터라고 봐도 좋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초저예산 작품으로 예상되는 두편의 흑백영화 역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노아 바움백이 감독하고 그레타 거윅이 주연한 <프란시스 하>(400만달러)와 조스 위든 감독의 <머치 어두 어바웃 나싱>(429만달러)이 바로 그 작품들. 특히 위든 감독이 <어벤져스> 촬영을 마치고 편집에 들어가기 전 휴가 기간에 불현듯 제작한 <머치 어두 어바웃 나싱>은 본래 인터넷을 통해 상영할 계획이었으나 반응이 좋아 극장 상영까지 결정했다.
한편 최근 몇년간 위험부담이 큰 극장가 수익에만 의존하지 않고 VOD 상영을 병행하는 독립영화들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의 경우 올리비아 와일드 주연의 <드링킹 버디즈>와 폴 슈레이더가 감독하고 린제이 로한이 주연한 <더 캐년스>, 니콜라스 윈딩 레픈이 감독하고 라이언 고슬링이 주연한 <온리 갓 포기브스>, 아만다 시프리드가 70년대 포르노 배우 린다 러브레이스를 연기한 <러브레이스>, 테렌스 맬릭 감독의 <투 더 원더> 등이 VOD 병행 전략을 썼다. 뉴욕과 LA에서 주로 한정 상영된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던 독립영화 관계자들에게 VOD 상영은 점차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물론 위험부담이 적은 알짜배기 수입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