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명탐정 5인조’의 탄생 <페이머스 파이브: 키린섬의 비밀>
2013-10-16
글 : 정지혜 (객원기자)

방에서 혼자 샌드백만 치는 외골수 조지(발레리아 에이젠바르트)는 방학을 맞아 자신의 집을 방문한 사촌들, 줄리안(퀴린 에틀), 딕(유스투스 쉴린겐지펜), 앤(닐르 마리 니켈)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사촌들의 도움으로 자신의 유일한 친구인 애견 티미가 구출되자 비로소 조지는 마음의 빗장을 조금씩 풀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여 다 함께 동굴을 탐험하던 중 조지는 식물에서 전기에너지를 얻는 방법을 연구 중인 자신의 아빠 키린 교수를 노리는 어둠의 무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키린섬에 홀로 들어간 아빠가 위험하다고 경찰에 신고하지만 누구 하나 아이들의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마침내 네 아이들은 티미와 함께 아빠를 구출하기 위한 갖가지 단서를 모으기 시작하고 위기의 순간들은 거듭된다.

기본 설정은 전형적이고 단순하다. 악당의 존재는 명징하고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는 어른들은 아이들의 말을 믿지 않으며 그 틈바구니 속에서도 아이들은 자신들만의 기지와 용기로 함정을 피하고 위기의 순간을 돌파해나간다. 그러나 사건 전개만큼은 결코 단조롭지 않고 막힘도 없다. 그 추진력은 겹겹이 계속되는 반전들에서 뻗어나온다. 카메라를 설치해 키린섬을 감시하는 의심스런 사내부터 희귀 새를 관찰하겠다며 섬에 들어가려는 조류학자들까지 차례로 의심해보게 만드는 솜씨가 눈길을 끈다. 한숨 돌리는가 싶으면 기다렸다는 듯이 또 다른 요주의 인물들을 등장시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극중 아이들이 재치와 활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어드벤처와 추리라는 장르의 장점을 잘 활용했다. 영국의 아동 문학가 에니드 블라이튼의 1942년 원작이 영화의 바탕. 드라마와 만화 시리즈로 꾸준히 제작돼왔고 이번 영화는 2012년 독일 개봉 당시 그해 자국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고 후속작도 나왔다. 어느 정도 믿고 볼만한 ‘명탐정 5인조’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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