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알라가 주식으로 먹는 유칼립투스 잎에는 알코올 성분이 많다고 한다. 하루 20시간을 잠으로 보내는 코알라의 습성은 결국 알코올 중독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대한민국의 청춘들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무엇인가? <코알라>는 ‘꽐라’가 되는 청춘들을 보여주지만 전체 분위기는 밝다. 20∼30대는 비록 ‘꽐라’가 돼도 아직 웃음을 잃지 않고 미래에 대해 꿈을 꿀 수 있다. 인생을 구분하는 짓은 어리석지만 결과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기도 하다. 30대 전반까지 청춘은 실패를 해도 웃을 수 있고 호기롭게 재기를 도모한다. 그 이후도 당연히 가능성은 있지만 현실적으로 수치는 낮아지고 자신감도 떨어진다.
연기자 지망생이었던 동빈(박영서)과 종익(송유하)은 10년여 세월을 거치면서 다른 길을 걷는다. 여전히 연기자의 길을 포기하지 않은 종익과 평범한 직장인으로 변신한 동빈은 현실에서 아무것도 보상받지 못한 채 막막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광고 들러리로 겨우 입에 풀칠하는 종익이나 적성에 맞지도 않는 직장생활에 치이는 동빈이나 불만족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안되는 걸 빨리 포기하는 동빈은 1년여 동안 창업을 준비해오다 더이상 직장생활이 불가능한 시점에 이르자 사표를 던진다. 이런저런 궁리 끝에 수제 햄버거라는 아이템을 발견하고 다행히도 좋은 선후배를 만나 햄버거 패티와 소스를 공급받을 수 있는 루트도 개척한다. 거기다 딱 어울리는 알바생(박진주)까지 구했으니 이들의 창업은 최소 안타는 칠 기세다.
<코알라>에는 돈 계산이 자주 등장한다. 아르바이트생 시급을 조율하면서 4천원, 4800원 등의 구체적인 숫자가 오가는 것은 물론, 햄버거 패티 원가를 둘러싼 ‘밀당’, 가게 임대료 협상 등 끊임없이 구체적인 숫자가 오고 간다. 그 숫자는 돈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생생하고 빛나는 부분이다. 돈 이야기가 없었다면 소맥도 ‘꽐라’도 힘을 잃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