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미성년자 슈퍼히어로 <킥애스2: 겁 없는 녀석들>
2013-10-23
글 : 김보연 (객원기자)

십대 슈퍼히어로가 부모에게 외출 금지를 당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힛 걸-민디(크로 모레츠)는 킥애스-데이브(애론 테일러 존슨)와 함께 듀오를 이뤄 악당들을 소탕하려 한다. 하지만 힛 걸의 양아버지는 이를 완강하게 반대하고 결국 그녀는 슈퍼히어로 활동을 그만두고 학교 생활에 적응하려 한다. 혼자 남은 킥애스는 새로운 슈퍼히어로들과 별도의 활동을 시작하지만 킥애스에게 아버지를 잃은 머더퍼커-크리스가 악당들을 모아 반격을 가하자 그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한다. 여기에 한술 더 떠 데이브의 아버지마저 아들의 킥애스 활동을 반대하기 시작하고, 이제 남은 희망은 오직 힛 걸뿐이다.

슈퍼히어로가 미성년자라는 것은 <킥애스> 시리즈의 가장 큰 특색이자 무기다. 특히 아직 청소년인 힛 걸이 걸쭉한 욕설과 함께 어른도 흉내내기 힘든 거친 액션을 선보이는 것은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며 영화에 큰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런데 매튜 본에 이어 제프 워드로가 연출은 맡은 <킥애스2: 겁 없는 녀석들>은 이해할 수 없게도 주인공이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그들의 발목을 잡아버린다. 즉 아버지가 슈퍼히어로 활동을 허락하지 않는다며 힛 걸이 학교에서 댄스 대결을 벌이고 파자마 파티에 긴장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관객은 긴 시간 동안 힛 걸이 학교와 집을 오가는 모습, 그리고 그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킥애스와 슈퍼 캡틴(짐 캐리)이 고군분투하는 것을 지켜보아야만 한다. 이렇게 영화의 활기가 떨어지니 ‘소시민 슈퍼히어로의 정의 실현’이나 ‘청소년의 자기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도 지루한 설교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때 어떤 제약도 없이 활개치는 악당 머더퍼커와 마더 러시아만이 영화에 작은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매력적인 캐릭터들에게는 그 매력을 펼칠 제대로 된 무대가 필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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