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수진(홍수아)과 지영(한수아)은 둘도 없는 친구다. 운명을 믿으며 수동적으로 살아가는 수진의 모습은 답답할 정도로 순진해 보이는 반면, 글래머러스한 매력으로 많은 남자들을 만나는 지영의 모습은 쿨하지만 가끔 슬퍼 보일 때가 있다. 어느 날 재미로 본 타로 카드 점에서 수진은 ‘곧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될 것’이란 이야기를 듣는다. 이후 거짓말처럼 여행 경품 추첨에 당첨된 수진은 지영과 함께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필리핀에 도착하자마자 여행 가방을 잃어버리고, 그때 태훈(서지석)이 나타나 구원의 손길을 내민다. 이 친절한 한국 남자에 대해 둘은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그리고 이내 그의 진짜 모습을 파악한다. 아버지의 사업체를 물려받아 망고공장을 운영하는 태훈은 아직까지 첫사랑의 상흔을 잊지 못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인물이다. 이렇게 세 사람의 운명과도 같은 삼각관계가 시작된다. 과연 두 여자 중 누가 태훈의 진짜 짝이 될지, 아니면 타로 점술가가 예언한 것처럼 이 연애 역시도 “한낱 싸움질로 끝이 날 것”인지, 영화 <연애의 기술>은 이 모든 과정에 명쾌하고 쉽게 다가간다.
전반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전개를 필리핀 현지에서 촬영했다. 때문에 해외여행을 떠난 듯, 가볍게 풍광을 감상하며 볼 수 있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영화는 너무 많은 부분을 해외 로케이션에 기댄다. 주인공들이 처한 현실적 상황들은 ‘여행’이란 특수한 배경에 가려져 사라지고 없으며, 인물들의 내면 또한 그다지 공감되지 않는 현지의 특성에 비유된다. 운명과도 같이 찾아온 사랑은 열대성 소나기 ‘스콜’에 비견되고, 진실한 사랑의 감정은 ‘망고트리’의 본성과 맞아떨어지는 식이다. 신선한 비유일 수 있지만 공감을 일으키진 못한다. 필리핀의 연기자 겸 모델인 알렉산드라 드 로시가 태훈의 첫사랑 마리아 역으로 깜짝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