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디지털 시대, 단절의 폐해 <디스커넥트>
2013-11-06
글 : 이화정

<디스커넥트>는 단절에 관한 장르적 풀이를 시도한다. 현 사회를 살고 있는 인간의 단절감을 보여주기 위해 이 영화는 가장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는 SNS의 관계망을 비집고 들어간다. 실시간으로 전세계의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는 현대 기술의 산물인 SNS는 표면적 의도와는 달리 한 꺼풀만 벗겨내면 회로가 모두 끊어진 각각의 선 같다. 영화는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 사이에 형성된 이 ‘섬’을 여러 사건을 통해 극단까지 밀어붙인다.

디지털 시대, 단절의 폐해는 남녀와 세대를 불문하고 여러 방식으로 나타난다. 학교에서 친구 하나 없이 지내는 벤에게 SNS는 인간적 교류를 나누는 유일한 공간이다. 같은 학급의 제이슨은 이런 벤을 골탕 먹이기 위해 제시카라는 가상의 인물로 SNS에 등록한 뒤 그의 마음을 얻는 데 성공한다. 제이슨은 벤에게 나체사진을 보내달라는 요구를 하고, 이 사진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면서 벤은 목매달아 죽는다. 어린 아들을 잃고 남편 몰래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채팅 사이트에서 위안을 얻던 신디(폴라 패튼)는 인터넷 피싱 사기단에 전 재산을 잃는다. 방송국 기자 니나(안드레아 라이즈보로)는 불법 성인 사이트에서 화상채팅을 하는 미성년자 카일을 취재하는데, FBI의 수사로 번지면서 니나에게 마음을 열어준 카일이 곤경에 빠진다.

과도한 설정에 비해 결말은 다소 평이하다. SNS 사용자 18억명 시대. SNS를 소재로 끌어와 전면에 내세운 점은 흥미로우나, 스릴러 장르로서의 재미는 다소 약하다. 반면 극중 세 그룹의 이야기를 진행하고 풀어나가는 방식은 깔끔하고 안정적이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의 럭비 도전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머더볼>(2006)로 주목받은 헨리 알렉스 루빈 감독이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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