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결혼이라는 산을 넘는 모든 커플들에게 <결혼전야>
2013-11-20
글 : 이현경 (영화평론가)

보통 결혼을 앞둔 신랑, 신부는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게 된다. 연애는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사건이지만 결혼은 사회적인 행위이기 때문에 복잡한 문제들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혼전야>는 결혼을 앞둔 네 커플이 당면하는 문제들과 이를 해결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로맨틱 코미디다. 네 커플에 닥친 문제는 각기 다르며 어느 것이 더 심각한지는 가늠키 힘들다. 프로야구 코치 태규(김강우)는 비뇨기과 의사인 주영(김효진)이 이혼한 전력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배신감에 치를 떨며 파혼을 선언한다. 네일아티스트 소미(이연희)와 매력적인 셰프 원철(옥택연) 커플은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문제다. 소미는 더이상 설렘이 없는 관계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네일아트 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홀로 제주도를 찾은 소미는 엉뚱한 여행가이드 경수(주지훈)를 만나게 되고 죽이 잘 맞는 그에게 점점 빠져든다. 꽃집을 운영하는 노총각 건호(마동석)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미녀 비카(구잘 투르스노바)와 결혼을 약속하고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데 뜻밖에도 성기능에 문제가 생긴다. 비뇨기과 원무과장인 대복(이희준)은 클럽에서 눈이 맞은 이라(고준희)가 임신을 하자 급하게 결혼을 결정한다. 교제기간이 짧다 보니 결혼을 준비하면서 비로소 서로의 집안을 알게 되는데, 달라도 너무 다른 환경이다.

결혼이라는 산을 넘는 모든 커플은 장애물과 맞닥뜨린다. 곳곳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장애물 중 통과하기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하고 있나?’라는 근본적인 의심과 회의다. 유쾌하고 도발적인 로맨틱 코미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제작진과 서정적인 사랑 이야기를 담은 <키친>을 만든 홍지영 감독이 의기투합해 선보이는 영화다. 결혼이라는 미션을 수행하는 커플이라면 <결혼전야>에 등장하는 장애물 하나쯤은 경험해보았을 것이다. 공감지수가 높은 영화지만 예측을 넘어서는 기발한 상상력까지 덤으로 주는 영화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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