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죽음의 공평무사함 <마세티 킬즈>
2013-11-20
글 : 김지미 (영화평론가)

거대한 마셰티가 돌아왔다. 작전을 수행하던 중 애인도 잃고 정부요원 살인범으로 몰려 교수형에 처해질 위기에 놓인 마셰티(대니 트레조)는 미국을 위협하는 멕시코 혁명 영웅을 암살해달라는 미국 대통령의 특명을 받고 사면된다. 멕시코를 누비던 그는 혁명 영웅에게 뒷돈을 대는 이가 미국의 무기상 루더 보즈(멜 깁슨)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본과 기술로 무장한 루더 보즈와 무기라고는 거대한 칼 마셰티뿐인 마셰티 중 누가 최후의 생존자가 될까?

그라인드하우스의 광고 영상에서 촉발된 <마셰티>의 2편인 이 영화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얼토당토않은 살인 장면들과 우스꽝스러운 액션으로 점철되어 있다. 거기에 황당무계한 에로 신(말도 안되는 화질을 보여주며 느닷없이 3D라고 주장한다)과 성차별적 상상력과 인종적 편견도 양념처럼 빠지지 않는다. <마세티 킬즈>는 자체적으로 광고 3편을 내장하고 있는데 이 광고는 본편의 서사적 맹점(이 영화에 이런 표현이 온당한지 모르겠다)을 효과적으로 무마하고 결말의 아쉬움을 보완한다.

<마셰티> 시리즈의 가장 큰 매력은 죽음의 공평무사함이다. 물론 마셰티만 열외로 하고, 그 누구도 다음 신까지 살아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쌓여가는 시체들과 너덜너덜해진 채 굴러다니는 조악한 신체들이 말초적 재미를 선사할 뿐 아니라 날고 기는 할리우드 스타라도 한방의 총성과 칼날에 맥없이 죽어나가는 모습은 묘한 쾌감을 준다. 다음엔 누가 어떤 기발한 방식으로 죽어나갈지에 기대감까지 생긴다. 게다가 노아의 방주를 운운하며 최후의 심판을 피하려는 루더 보즈의 얍삽한 모습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까지 만든 열혈 감독인 멜 깁슨과 오버랩되며 실소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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