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유쾌한 크리스마스 가족물 <스파이크>
2013-12-04
글 : 송효정 (영화평론가)

요정학교를 갓 졸업하고 산타 선물공장에 취직한 신입 엘프 스파이크는 첫 출근길에 날고 싶어 하는 펭귄 파코를 만나 친구가 된다. 출근 첫날부터 대형 사고를 친 스파이크는 파코의 도움으로 펭귄마을 중앙생선은행에 침투해 ‘미션 임파서블’을 방불케 하는 작전을 수행한다. 한편 스파이크와 파코에 의해 은행털이 현행범으로 잡혔던 북극곰 토니는 은행털이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산타 선물공장의 사슴들을 납치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잃어버린 편지와 납치된 사슴들. 난관은 점점 첩첩산중이다. 신입 엘프 스파이크와 엉뚱한 펭귄 파코는 과연 악당 토니를 물리치고 크리스마스를 잘 지켜낼 수 있을까?

오목조목한 애니메이션 <스파이크>는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여러 차례 초청된 바 있던 데이비드 알루, 에릭 토스티 콤비의 작품이다. <편지들이 없어졌어요>와 <사슴을 구해줘>라는 중편애니메이션 두편을 묶어 이번에 개봉한다. 이 두 감독은 독학으로 애니메이션을 배워 13살 때 첫 작품을 공동제작한 이래 꾸준히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여 여러 국제애니페스티벌을 통해 호평받아온 애니메이터들이다. 닉 파크의 <월레스와 그로밋>처럼 캐릭터, 이야기, 소재에 있어서 다양한 문화권의 여러 세대와 소통 가능할 법한 명랑하고 기발한 작풍이 특징이다.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할리우드 거대 스튜디오가 제작한 판타지애니메이션에 비하자면 소박해 보이지만 산타 선물공장, 펭귄마을 중앙생선은행, 악당의 거대로봇 등 기발하고 알뜰한 아이디어들이 옹골진 재미와 흐뭇한 웃음을 유발한다. 편견 없는 사회를 꿈꾸는 착한 요정들의 세계에선 악당마저 귀엽고 사랑스럽다. 아이와 함께하는 자극 없고 유쾌한 크리스마스 가족물로도 훌륭한 애니메이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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