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세 여자와의 아슬아슬 데이트 <캠퍼스 S 커플>
2013-12-11
글 : 주성철

<캠퍼스 S 커플>은 성인사이트 ‘소라넷’에서 200만 넘는 히트 수를 기록한 인터넷 소설 <슬프도록 아름다운>(필명 끄적)을 영화화했다. 복학생 찬승(최필립)은 선배와 함께 나이트클럽으로 향한다. 클럽 룸에서 부킹을 하던 찬승 일행은 웨이터에게 끌려온 아영(문보령)과 마주치고, 거만한 선배를 재수 없게 생각한 아영은 찬승과 원 나이트 스탠드를 갖는다. 이후 찬승은 방과 뒤 집에 가는 버스에서 우연히 자신의 이상형인 청순한 민조(박란)를 만난다. 그리고 우산을 빌려주며 자연스레 친해진 무용과 학생 민조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한다. 한편, 학교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후배 유진(서효명)은 찬승을 짝사랑한다. 그렇게 찬승은 세명의 여인과 동시에 아슬아슬한 데이트를 이어간다.

이야기 구조는 영락없이 <아메리칸 파이>(1999)와 <색즉시공>(2002)의 재탕이다.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안 하고 춤만 추는 것으로 유명한 섹시녀 아영은, 모텔에서 미숙하게 바지부터 벗는 남자에게 ‘일에도 순서가 있다’며 노련하게 타이른다. 영화 속 최고의 섹시녀가 미성숙한 철부지 남자주인공에게 빠져드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야말로 이른바 ‘섹스 코미디’ 컨벤션의 답습이다. 당연히 어딘가 모자라는 주변 친구도 빠지지 않는다. 시도 때도 없이 방에서 야동 보며 자위를 하는 룸메이트(문원주)에게 ‘집에서 치면 냄새가 난다’거나 ‘그래도 휴지는 아껴 써라’라고 하는 비릿한 충고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앞서 선배 영화들과의 차이점이라면 (이제는 그마저도 가벼운 트렌드가 돼버린 듯한) ‘88만원 세대’의 고충이 들어가고, 18세 이상 관람가를 처음부터 염두에 둔 듯한 수위 높은 정사 신이 삽입됐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캐릭터의 재미나 개그 코드를 밀도 있게 다듬는 데 더 신경 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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