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살고 있는 땅밑에 천연가스가 묻혀 있고 이 땅을 파게 해주는 대신 거액의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데 그 결과 땅이 심각하게 오염된다면 또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거대 에너지 기업의 직원인 스티브(맷 데이먼)의 주요 업무는 천연가스가 매장된 마을을 찾아다니며 땅을 팔라고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다. 탁월한 실적을 바탕으로 승승장구하는 스티브는 새로운 마을로 향한다. 하지만 그 앞에 환경단체 소속의 더스틴(존 크래신스키)이 등장해 개발로 황폐해진 자신의 농장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기 시작한다. 예상 못한 ‘장애물’ 앞에 곤란을 겪던 스티브는 결국 자신이 지금까지 한 일에 스스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다.
구스 반 산트가 제작과 연출을 맡고 맷 데이먼과 존 크래신스키가 각본을 맡아 더욱 주목을 끈 <프라미스드 랜드>는 환경 파괴에 대한 아주 익숙한 문제를 다룬다. 즉 무분별한 자원 개발과 그로 인한 환경 파괴는 나쁜 것이고, 양심을 지키려는 주인공은 당연히 이에 반대하고 나서는 것이다. 그러니 관객은 미리 정답을 정해놓은 채 약간은 지루할지도 모를 해결 과정을 지켜보기만 하면 될지 모른다. 그런데 영화는 차분한 화법 속에서 이 문제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음을 보여준다. 환경 파괴가 나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영화는 스티브가 제시한 거액의 보상금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마을 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이 문제가 간단한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즉 양심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를 낸 다음 현실적인 보기를 제시하며 이 문제를 정말 풀 수 있느냐고 질문하는 것인데, 여기에 제대로 답하기는 생각보다 어렵다. 그리고 이 어려운 문제 앞에 긴 고민을 거친 스티브가 내린 해답은 익숙하지만 깊은 감동을 안겨준다. 현실을 날카롭게 직시하는 구스 반 산트의 시선이 여지없이 힘을 발휘하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