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highway]
[culture highway]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대
2013-12-16
글 : 씨네21 취재팀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대

진정한 골든위크는 5월이 아니라 12월에 온다고, SM 아이돌 덕후들은 말한다. 올 연말에도 ‘SM TOWN WEEK’를 맞아 일산 킨텍스에서 12월21일에는 샤이니, 22일에는 소녀시대, 24~25일에는 EXO(사진)와 f(x), 26~27일에는 동방신기, 28~29일에는 슈퍼주니어가 출격한다. 그동안 덕계못(덕후는 계를 못 탄다) 신드롬에 시달렸던 여러분, 킨텍스로 오세요~.

그래도 안 생길걸?

지난해 솔로대첩에 상처받은 그대, 주목하라. 메가박스에서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솔로를 위한 영화관을 열기로 전격 결정했다. 사연 공모를 통해 남녀 각각 83명씩을 선정, 영화 관람권과 간단한 먹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상영영화는 무려 <러브 액츄얼리: 크리스마스 에디션>! 이벤트에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메가박스 페이스북에 신청하면 된다. 참고로 자리뽑기는 랜덤이니 지금부터 열심히 기도할 것.

박지성에게 전해주오

무려 2년 만의 귀환이다. 한국 대중음악계가 주목하는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3집 ≪캡틴≫을 발매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소문난 축구팬인 그의 신보에는 박지성에게 헌사하는 <캡틴 No.7>, FC바르셀로나를 위한 응원곡인 <티키타카> 등이 수록되어 있다. 현란한 핑거링 실력으로 치면 메시의 드리블 저리 가라인 이 재능 있는 기타리스트의 음반은 2집보다 더욱 깊어진 선율과 멜로디로 듣는 이를 공략한다.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오후 7시, 10시에 3집 발매 기념 콘서트도 열 예정이다.

이런 게 ‘진짜’라네

우리 모두의 삶을 위한 디자인을 궁리하는 서울디자인페스티벌이 코엑스에서 열린다. 나눔디자인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역량 있는 디자이너들이 제시하는 디자인 솔루션이 소개된다. 다양한 디자인 콜라보레이션 콘텐츠도 접하고, 100여개의 디자인제품 및 전문회사들의 프로모션도 경험할 수 있다. 장외전시로는 동대문 디자인 파크를 중심으로 디자이너 100인이 추천한 250여곳의 서울디자인스팟 소개 및 홍보가 진행된다. 축제는 2014년 3월31일까지이며 궁금한 점은 홈페이지를 참고하자. http://designfestival.co.kr

기운차다, 이 디자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스코트 코비, 가구회사 마지스의 훌리안 체어,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 모두 스페인의 디자이너 하비에르 마리스칼의 손에서 탄생한 것들이다. 보고 있으면 유쾌해지는 마리스칼의 디자인 작업물을 가까이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13 마리스칼 전-The Art Player>가 2014년 3월1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린다.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최초로 열리는 마리스칼의 회고전이다.

꺅! 송이송이 눈꽃송이

서울의 아름다운 겨울을 빛낼 ‘서울 눈축제’가 찾아왔다. 눈썰매는 물론, 눈싸움과 이글루 쌓기 체험까지 해볼 수 있는 진정한 겨울 축제다. 어른들에게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꿈과 기쁨을, 연인들에게는 로맨틱한 낭만을 선사할 것이다. 용산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12월18일부터 2월9일까지 열리며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 그리고 설날에는 더 특별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고 하니 가장 소중한 사람과 함께 찾아가보도록 하자.

“오랜만입니다, 잘 지내시죠?”

고 김광석 탄생 50주년 기념 뮤지컬 <디셈버: 끝나지 않은 노래>가 드디어 관객과 만난다. 극본과 연출을 맡은 시대의 이야기꾼 장진 감독과 가객 김광석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이 작품은 김광석의 자작곡과 가창곡, 그리고 미발표곡까지 들을 수 있는 유일한 뮤지컬이다. 벌써부터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자. 12월16일부터 1월2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내년 1월16일엔 헝가리로?

국립고궁박물관이 한국과 헝가리 수교 25주년인 2014년까지 <헝가리 왕실의 보물>전을 연다. 합스부르크 왕조가 헝가리를 통치했던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헝가리 왕실 보물 190점을 소개한다. 관람하기 가장 좋은 날은 2014년 1월16일이다. 헝가리에 관한 특별강연이 마련되니 놓치지 말자. 왕실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사진과 영상도 함께 볼 수 있다. 전시는 3월9일까지 진행되지만 이때에도 가지 못한다면 4월1일부터 6월14일까지 열리는 대구 계명대학교 순회전시만큼은 놓치지 말 것!

벌써 15번째, 구애

늘 신비로운 미로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는 홍상수 감독의 15번째 장편영화 <우리 선희>가 HD 리마스터링 버전 블루레이로 발매된다. 예쁜 가을빛 아래, 선희의 마음을 차지하기 위해 분주하게 오가는 세 남자의 구애담은 보고 또 봐도 귀엽고 또 귀엽다. 식민지 시대의 뽕짝이 흐르는 이 또 하나의 우주 속으로 파고들어가고 파고들어가고 파고 들어가보시길.

안규철, <마음 속의 수평선>, 2013, 철파이프, 슬라이딩 장치, 젯소, 나무, 244.5x600x16(H)cm
안규철, <무지개를 그리는 법>, 2013, 갤러리 스케이프, 서울

보이는 침묵

<안규철 개인전: 무지개를 그리는 법>
기간: 12월31일까지
장소: 갤러리 스케이프
문의: www.skape.co.kr

연말의 미술 전시회는 어딘가 소란스러운 기분이다. 전시회만 그럴까? 캐럴송이 울려퍼지는 거리 곳곳에, 연말을 앞두고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의 발은 3cm쯤 허공을 향해 떠 있는 것만 같다. 그런 날 찾아간 안규철의 개인전이 열린 전시장은 조용하다. 담담하게, 어쩌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전시장의 작품들은 ‘침묵’이라는 단어와 어울린다. 그러나 눈으로 보이는 이 침묵은 이상하다. 멈춰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가 하면 아주 천천히 날마다 달라지는 가능성으로 가득하다. 제각각 다른 높이의 책상 모서리가 만나 하나의 책상이 되는 <단 하나의 책상>, 버려진 색연필로 전시를 찾은 관람객이 하나의 수평선을 완성하는 데 동행하게 하는 <모래 위에 쓰는 글>, 매일 오후 5시 피아니스트의 연주가 이뤄지며 끊임없이 변화하고 완성되는 작품 <대위법>에 이르기까지. 침묵은 작가의 작업들로 인해 더이상 침묵이 아닌 것이 된다. 작가 안규철의 작업은 최소한의 재료를 쓴 조각이자 하나의 형태로 잡을 수 없는 생각을 담아내는 개념이다. 작품 <무지개를 그리는 법>에서 작가는 오래 잊고 있던 서랍 속의 색연필들을 꺼내 만든 옅은 무지개를 보여준다. 서랍 속에 있던 하나의 재료를 꺼낸다는 것은 작가에게 무엇이었을까. “나는 늘 연필 한 자루로 위대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시인을 동경해왔는데, 위대한 예술을 하기에는 내게 연필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을 알았다.” 전시장에 놓인 피아노의 건반도 매일 밖으로 꺼내진다. 조율사는 매일 피아노에서 한두개의 하얗고 검은 건반을 빼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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