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낡은 것, 오래된 것의 가치 <썬더와 마법저택>
2013-12-25
글 : 이화정

‘장화 신은 고양이’를 위협할 귀여운 고양이 ‘썬더’가 출현했다. 썬더(조현정)는 깜찍한 외모는 기본이고, 비상한 두뇌에 활동성까지 갖춘 정의로운 고양이다. 썬더의 활약상으로 따져볼 때 고양이 캐릭터계의 역사를 새로 쓸 출중한 캐릭터의 출현이다.

<썬더와 마법저택>은 <새미의 어드벤쳐>를 연출한 벤 스타센 감독과 제작진이 참여한 작품으로, 주인에게 버림받고 길을 헤매던 고양이 썬더가 우연히 로렌스(엄상현) 할아버지의 마법저택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이다. 다쳐서 입원한 할아버지 몰래 손자가 집을 팔려고 하자, 썬더가 저택의 (살아 있는) 장난감들을 규합해 저택을 구하는 데 앞장선다는 영화의 내용은, 마치 <나홀로 집에>의 케빈의 모험담과 <토이 스토리> 시리즈의 정감을 결합한 모양새다.

이 작품의 만족할 만한 성과 중 하나는 3D 기술력이다. 영화 속 다양한 액션장면 연출이 3D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특히 길에 내버려진 썬더가 도로 한복판에서 차와 벌이는 첫 장면의 사투를 긴장감 넘치게 연출한 것이 압권이다. 썬더가 마법저택의 창고에 숨어들어간 장면은 테마파크 ‘유령의 집’의 대리체험 장면처럼 흥미롭게 설계되어 있다. <썬더와 마법저택>의 또 하나의 장점은 영화가 화려한 액션어드벤처의 기술력만을 나열하고 과시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두려움에 떨던 썬더가 저택의 터줏대감인 잭(토끼)과 매기(쥐)의 텃세를 극복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을 탄탄하고 완성도 있는 스토리로 잘 감싸안았다. 자본주의에서 쉽사리 팽개쳐질 수 있는 낡은 것, 오래된 것의 가치를 되새길 기회를 제공해준다는 메시지 역시 눈에 띈다. 7년간 <두시 탈출 컬투쇼>를 진행해온 ‘컬투’의 노련한 입담이 목소리 연기(2인6역)에 유감없이 발휘되어, 다양한 캐릭터들의 개성을 놓치지 않고 하나하나 풍성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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