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사기극을 영화로 재구성하다 <하이프네이션: 힙합사기꾼>
2014-01-15
글 : 정예찬 (객원기자)

재미동포 제이슨 리(대니얼 신)는 할리우드의 유능한 영화 제작자다. 그의 새로운 프로젝트는 ‘한국의 <스텝업>’으로 불릴 한/미 합작 3D댄스영화 <하이프네이션>. 그는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의 공동제작을 이끌어내고 아이돌 스타를 캐스팅하여 거액의 투자금을 유치해내는 수완을 발휘한다. 하지만 영화 촬영 도중 경찰서에 사기사건과 실종사건이 동시에 접수된다. 제이슨 리가 수십억원대의 투자금을 들고 종적을 감춘 것이다. 그를 쫓는 경찰은 피해자만 남은 상황에서 전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사건은 결국 제이슨 리의 자수로 일단락되지만 그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수사는 또 다른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하이프네이션: 힙합사기꾼>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영화 속 영화로 등장하는 <하이프네이션>은 실제로 제이슨 리의 지휘 아래 제작된 바 있으며 각종 매체들과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던 프로젝트다. 4년 동안 진척 없이 미완의 프로젝트로 남아 있던 <하이프네이션>은 영화 제작 과정에서 벌어진 사기극을 영화로 재구성한 뒤 ‘힙합사기꾼’이라는 부제를 덧붙여 새로운 영화로 재탄생했다. 그 과정에서 기존 3D로 촬영된 박재범의 비보잉 장면을 온전히 담아내기 위해 액자식 구성을 활용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사기극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도 가장 효율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반면, 예전 분량과 새로 촬영한 분량의 이음새가 매끄럽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비보이 배틀은 결국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인서트 컷 이상의 역할을 해내지 못한다. 각본, 편집, 음악 그리고 주연까지 맡은 대니얼 신은 영화를 살리기 위해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재능을 마음껏 펼쳤지만 영화에 새 숨결을 불어넣기엔 역부족이다. 참고로 사기극의 주범인 제작자 제이슨 리에 대해서는 현재 미국 법정에서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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