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찰 생활로 가정을 돌보지 못한 불량 아빠 종 반장(성룡)은 간만에 딸의 연락을 받고 ‘우’ 클럽을 찾는다. 비뚤어지기로 작정한 듯 짙은 화장에 곳곳에 문신을 한 딸은 클럽 주인인 중년의 우 사장과 사귀겠다는 폭탄선언을 한다. 종 반장이 심란해하는 사이 클럽은 정체불명의 괴한들에게 공격을 받고 손님들은 죄다 인질이 되고 만다. 설상가상으로 인질극을 벌인 인물은 클럽의 주인인 우 사장, 그리고 인질들은 웬일인지 5년 전 어떠한 사건과 관련된 자들이다. 탈출 불가능한 요새와도 같은 지하 클럽에서 종 반장은 자신의 딸과 무고한 자들을 지켜낼 수 있을까.
성룡이 돌아왔다. 설이나 추석 연휴에 그의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라면 익숙한 제목의 영화로 말이다. 명절엔 성룡인데, 어쩐지 <폴리스 스토리 2014>에선 분위기가 많이 바뀐 듯하다. 사명감에 불타는 넉살 좋은 수습경찰이 아니라 쓸쓸한 중년의 아버지로 말이다. 경찰이 직업이라는 점 외에 원조 <폴리스 스토리>와는 접점이 거의 없다. 단독으로 테러리스트와 맞선다는 설정에서는 <다이하드> 시리즈를, 결투 신 디자인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이>를 상기시킨다. 영화는 타인의 불행을 외면하는 중국인들의 국민성을 사회문제로 다루고 있는 꽤 진지한 액션 누아르물에 가깝다.
백화점 샹들리에를 타고 수직낙하하거나 달리는 기차 위에서 혈투를 하던 전성기 성룡의 무술 신공은 더이상 없다. 그사이 30여년이 흘렀으니 아쉽지만 당연한 일이다. 다만 스턴트맨 없이 리얼 액션을 소화한다는 고유의 룰은 유효하다. 감당할 수 있는 액션을 위해 영화의 공간을 복잡한 구조의 지하 클럽 내부로 제한했다. 또한 추격 신을 줄이는 대신 일대일 격투 신 및 심리대결 장면을 늘렸다. 주인공의 기분 좋은 유머는 사라졌지만 그 대신 연륜이 쌓이고 감정이 깊어졌다. 영화가 끝나면 특유의 NG 퍼레이드를 볼 수 있으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까지 극장을 떠나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