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인도 여성의 성장담을 담은 사회 드라마 <굿모닝 맨하탄>
2014-01-29
글 : 이지현 (영화평론가)

인도 전통의 디저트 ‘라두’를 만드는 데 탁월한 재능을 가진 중산층 가정의 주부 샤시(스리데비)는 영어를 못한다는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그녀는 집안일을 하는 틈틈이 사람들에게 라두를 만들어 파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하지만 남편(아딜 후세인)이나 큰딸(프리야 아난드)은 그녀의 그런 재능을 시답잖게 여긴다. 가족들에게 영어실력에 대해 놀림받는 일이 잦아지자 샤시는 자신의 삶이 서글퍼진다. 그러던 중 미국에 사는 조카의 결혼식 소식이 들려온다. 그녀는 가족들보다 먼저 미국으로 출국해 조카의 결혼 준비를 도우면서, 그곳에서 남몰래 ‘4주 완성 영어클래스’에 등록한다. 교실에는 각국에서 온 다양한 학생들이 모여 있다. 특히 프랑스 출신의 요리사 로랑(메디 네브부)은 그녀를 친절히 대해준다. 로랑을 통해 자신감도 얻고, 영어실력 또한 일취월장한다. 하지만 가족들이 예정보다 일찍 미국에 오면서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 학업만큼이나 가족들과 함께 지내는 시간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1963년생 여배우 스리데비는 1980년대 인도의 인기스타였다. 5살 때부터 아역배우로 활동하면서 27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으며, 15년간 공백기를 거쳐 이 작품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한 배우이다. 중년의 나이가 믿기지 않는 아름다운 얼굴, 전통의상 ‘사리’의 다채로운 패션을 통해 그녀는 ‘나약하지만 우아하고, 동시에 강인한’ 새로운 어머니상을 제시해준다. 가우리 신드 감독은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유창하게 영어를 말하지 못하는 어머니로 인해 가끔 당황스러웠지만 이 작품을 통해 미안함과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이다. 영화 <굿모닝 맨하탄>은 인도 여성의 성장담을 담은 사회 드라마면서 동시에 코미디 요소가 강해 누구든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발리우드 특유의 뮤지컬적 요소가 강하지만, 음악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녹여낸 솜씨 또한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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