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혼을 찾기 위한 여정 <프랑켄슈타인: 불멸의 영웅>
2014-01-29
글 : 김소희 (영화평론가)

죽지 않는 저주에 걸린 프랑켄슈타인처럼 프랑켄슈타인 시리즈는 계속될 모양이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낸 위대한 실패작 프랑켄슈타인이 되살아났다. 이번에는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신들에게 프랑켄슈타인(아론 에크하트)은 불편하고 위협적인 존재다. 선을 관장하는 가고일과 악을 관장하는 데몬은 그들의 세력 다툼에 프랑켄슈타인을 이용하려 한다. 가고일의 여왕 레오노르(미란다 오토)는 이름이 없던 그를 ‘아담’이라 명명하면서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한다. 고딕풍 성당을 배경으로 한 가고일의 방식이 전통적인 것에 가깝다면, 최첨단 과학연구실을 배경으로 한 데몬의 방식은 현대적이다. 데몬의 수장 나베리우스(빌 나이)는 생명공학 박사인 헬렉(스티브 모자키스)과 테라(이본 스트라호브스키)를 압박하면서 제2의 프랑켄슈타인을 탄생시키려 하는 한편, 가고일로부터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연구 일지를 빼앗으려 한다. 아담은 이들의 세력 다툼과 거리를 두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싶어 한다.

자신의 영혼을 찾기 위한 아담의 여정은 서사의 주요한 뼈대다. 그런데 영혼이 없다는 설정에도 불구하고 아담이 처음부터 영혼을 가진 존재처럼 보인다는 것이 패착이다. 이는 아담의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아담의 내면의 목소리는 곧 그의 영혼을 상상케 하니 말이다. 이 때문에 아담의 변화와 관련한 극의 효과가 반감된다. 시각효과는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가고일이 인간에 가까운 존재에서 짐승에 가까운 다른 존재로 일순간 도약하는 장면이 흥미롭다. 세세한 부분까지 가고일과 데몬의 차이를 느낄 수 있도록 재단한 설정도 눈에 띈다. 그러나 현란한 시각효과가 아담의 존재감마저 앗아가버린 모양새다. <다크 나이트>에서 선악이 공존하는 하비덴트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는 에크하트이기에 아쉬움이 크다. 아무래도 진짜 프랑켄슈타인의 탄생은 다음을 기약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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