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드리 헤밍웨이)은 애완견 스타렛과 함께 친구 멜리사(스텔라 매브)와 마이키(제임스 랜슨)의 집에 얼마간 머물게 된다. 무료하던 그녀는 방을 꾸밀 소품을 구하기 위해 집 근처 벼룩시장에 들른다. 한 가게에서 그녀는 꽃병으로 쓸 만한 물건을 발견하는데 알고보니 그것은 오래된 보온병이었다. 제인이 보온병을 꽃병이라고 부르며 사가려 하자 꼬장꼬장한 노년의 주인 세이디(베세드카 존슨)는 환불은 안 된다며 으름장을 놓는다. 어느 날 제인은 꽃병으로 쓸 보온병을 씻던 중 그 속에 몇장씩 뭉쳐져 있던 1만달러가량의 지폐를 발견한다.
영화는 보온병에 든 지폐에서 시작되는 젊은 여성과 나이 든 여성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여기에서 돈은 윤리나 양심의 문제보다는 ‘쓰임’의 문제를 상기시킨다. 제인은 세이디의 가게에서 처음 보온병을 본 뒤 그것을 유골함으로 오인하는데 그것은 그곳에 있던 돈의 상징적인 죽음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하다. 제인은 보온병을 꽃병으로 사용하면서 다른 쓰임을 발견했듯 ‘돈을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좋을까’를 발견하려 한다. 별다른 드라마가 없음에도 제인과 세이디가 가까워지고 멀어지면서 관계의 적정한 거리를 찾아가는 모습만으로 긴장하면서 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는 두 주연배우의 호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실제 두 주연배우의 이력이 독특한데, 제인 역의 드리 헤밍웨이는 작가 헤밍웨이의 증손녀다. 세이디 역의 베세드카 존슨은 <스타렛>을 통해 85살에 연기의 꿈을 이뤘으나 그로부터 1년 뒤 사망, 이 작품이 그녀의 데뷔작이자 유작이 됐다. 작품 제목인 ‘스타렛’은 떠오르는 신인 여배우라는 뜻인데, 극중 제인이 기르는 수컷 애완견의 이름이자 포르노 여배우인 제인의 상황을 가리키는 단어이기도 하다. 미국 독립영화제인 인디펜던트 스피릿 어워드 로버트 알트먼상 수상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