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사사건건 부딪히는 두 남녀의 로맨틱 코미디 <여배우는 너무해>
2014-02-26
글 : 이현경 (영화평론가)

서로 다른 성격의 남녀가 만나 티격태격 싸우다 정드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석을 이야기의 뼈대로 삼고 있는 <여배우는 너무해>는 연예가 가십과 노출 연극이라는 소재를 적극 활용한다. 걸그룹 출신의 연기자 나비(차예련)는 출연한 텔레비전 드라마를 말아먹는 발연기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온갖 가십의 먹잇감인 나비는 톱스타로서 유명세와 부를 가졌지만 배우로는 전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칸영화제에서 수상한 신예 홍진우(조현재) 감독은 세계 영화제에서 인정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노출 수위 때문에 국내 개봉을 못하고 있는 처지다. 편집된 베드신 동영상이 떠돌고 있는 현실에 분개한 홍 감독은 연극 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다시 올려 관객의 평가를 받겠다고 선언한다. 문제는 노출 수위가 높다보니 출연하려는 여배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애국가 시청률’ 때문에 배역이 없어 고민인 나비와 여배우를 구하지 못해 곤혹스러운 홍 감독의 첫만남은 냉랭했다. 날선 자존심을 세우며 상대를 비난하지만 현실은 서로가 구원하지 않으면 대안이 없다. 필요에 의해 결합한 두 사람이니 사사건건 부딪히고 서로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다. 결정적으로, 노출 장면에 대한 좁힐 수 없는 의견 차이로 공연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다. 나비는 연기자를 꿈꾸는 친구 사라(이엘)를 대역으로 내세우자고 제안하고 홍 감독이 거절할 수 없는 상황을 연출한다. <여배우는 너무해>에 나오는 다양한 연예가 가십은 상당히 익숙하고 어떤 장면은 실제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아기자기한 영화지만 친숙한 것이 오히려 단점이라 할 수 있다. 관객은 이미 기획사의 횡포, 여배우의 이면, 동영상 파문 등을 너무 많이 접했다. 연극을 만드는 과정에 관한 영화라 매체의 차이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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