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highway]
[culture highway] 김수현 가니 박유천 온다
2014-03-03
글 : 씨네21 취재팀
글 : 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김수현 가니 박유천 온다

전지현과 김수현이 가고, 박유천이 온다. 지난 2월27일 종영한 SBS 수목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후속작으로 <쓰리 데이즈>가 방영된다. 이 드라마에서 박유천은 암살사건에 휘말린 경호원 한태경을, 손현주는 위기에 처한 대통령 이동휘를 연기한다. <쓰리 데이즈>는 <뿌리깊은 나무>의 신경수 PD와 <유령> <싸인>의 김은희 작가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았다. 등장인물의 고뇌를 담아내는 데 일가견을 보인 신경수 PD와 속도감 넘치는 ‘미드’식 전개에 능한 김은희 작가의 블록버스터 드라마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다.

북촌 엔딩

북촌 곳곳에서 미디어 아트 전시가 펼쳐진다. 호주 예술 기관 MAAP(Media Art Asia Pacific)가 아트선재센터, 이화익 갤러리, 원앤제이 갤러리, 옵시스아트, 갤러리 인, 갤러리 스케이프 등 북촌 일대 여섯곳의 갤러리와 함께 <하늘땅바다展>을 2월22일부터 3월23일까지 선보인다. ‘공간’이라는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국내외 15명의 미디어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 관람객이 전시장을 이동해가며 작품을 감상하는 것부터가 이미 공간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 된다. 고즈넉한 북촌 길을 누비는 재미도 빼놓지 말자.

이제는 K-뮤지컬이다

새봄을 맞아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창작 뮤지컬들이 앞다투어 개막한다. 가장 주목해야 할 작품은 단연 <프랑켄슈타인>이다.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등 최고의 캐스팅과 더불어 탄탄한 대본과 음악으로 무장해 새로운 웰메이드 뮤지컬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 기념작이며 예매는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에서만 가능하다. 3월11일부터 5월11일까지.

ㄷㄷㄷㄷㄷ

<어벤져스> 덕후들 손 떨릴 소식. 토르와 로키의 환상적인 케미스트리를 고화질로 방 안에 고이 모셔둘 수 있게 됐다. <토르: 다크 월드>의 한정판 콤보팩 스틸북 블루레이 예약판매가 시작됐다. <토르> 시리즈 두편을 모은 프라임 한정판 더블팩 블루레이도 함께 예약받고 있다. 참고로 <그래비티> 한정판 퓨처팩은 품절이지만 <그래비티> 콤보팩 블루레이는 아직 판매 중이다. 지갑 털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역시 월급은 그저 통장을 스쳐갈 뿐이다.

멕시코 현대미술

서울대학교 미술관(MoA)이 주한멕시코대사관과 손잡고 <Outside-in 멕시코 현대미술전>을 개최한다. 멕시코의 전통 미술과 유럽의 현대회화를 결합한 독특한 스타일의 루피노 타마요, 여러 양식의 에로스를 개성적으로 표현한 프란시스코 톨레도 등 오아하카 지역 출신 미술가 38명의 회화들을 모았다. 3월16일까지 서울대학교 미술관에서 진행한다(www.snumoa.org).

매화꽃길 함께 걸을까요?

꽃향기에 취하는 계절, 바야흐로 봄이다. 광양국제매화문화축제가 3월22일부터 30일까지 전남 광양시 섬진마을 일대에서 열린다. 섬진강 따라 10km 펼쳐진 매화꽃길은 데이트 코스로도 그만. 조명등이 설치돼 있어 야간 산책도 가능하다. 걷다가 목이 마르면 섬진마을 매실주나 매실 아이스티로 목을 축이면 좋다, 딱 좋다.

야구장 가고 싶…

금단의 시간이 길었다. 드디어 2014년 프로야구의 시즌이 다가왔다. 야구에 굶주린 사람들은 정규 시즌 못지않게 시범경기에도 관심이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새로 영입된 외국인 타자들이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시범경기는 3월8일 토요일에 시작한다. 무료입장이고 경기는 1시 시작이다. 미리미리 스케줄 확인하시길. 새로 지은 광주-KIA 챔피언스필드도 궁금하다.

악마는 아직 죽지 않았다

<디아블로3>가 차기 확장팩 ‘영혼을 거두는 자’의 공식 출시를 앞두고 2월27일부터 마지막 대규모 업데이트인 2.0.1 패치를 적용한다. 이번 패치에서는 난이도를 세분화하고 레벨 제한을 없앤 새로운 육성 시스템 ‘정복자 2.0’도 추가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확장팩의 콘텐츠 데이터가 포함된 사전 패치의 의미가 크다. 확장팩은 3월25일 출시될 예정이니 미리미리 업데이트해놓자.

1902년의 러시아로 모십니다

배우 김수로가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오른다. 배우에서 제작자로 변신하여 김수로 프로젝트 제1탄 <발칙한 로맨스>부터 제8탄 뮤지컬 <아가사>까지 연달아 흥행시킨 그가 ‘고전 1탄’ <밑바닥에서>로 돌아온 것.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3월1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원작은 막심 고리키의 동명 희곡이다. 시대를 뛰어넘는 통찰로 써내려간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를 만나보자.

신해철을 생각한다

넥스트 초기 음반

최근 며칠 동안, 어쩌다보니, ‘중2병’ 같은 감각을 자극하는 넥스트의 초기 음악들을 쭉 들었다. 짧은 여행길에 우연히 들었던 게 계기였다. 그러다 문득 10대 시절의 나는 서태지보다 신해철을 더 좋아했다는 걸 깨달았다. 약간의 지적 허영뿐 아니라 신해철이 좀더 남자 같던 까닭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새삼, 서태지의 음악이 ‘시대적 명령’에 가까운 어젠다를 던졌다면 신해철은 대책 없는 낭만주의를 선보였다는 생각을 했다. 이건 꽤 중요한 차이 같다. 노래의 화자도 서태지는 ‘우리’가 많은 반면 신해철은 언제나 ‘나’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90년대라는 시대적 조건과 발맞춘 ‘낭만적 개인의 탄생’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서태지가 사회와 제도에 집중했다면, 신해철은 꿈이나 사랑, 운명 같은 형이상학적인, 비현실적인, 낭만적인 개념들에 대해 노래했다. 음악적으로도 넥스트/신해철은 단지 프로그레시브 록의 접목이 아니라 이런 서사와 분위기를 압도적인 스펙터클로 제시하려는 욕망이 있었음이 중요할 것 같다. 요즘 식으로 말한다면, 1992년부터 96년 사이의 내게, 서태지는 일종의 자기계발서 같았던 반면 신해철은 해외 배낭여행기 같았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 10대와 20대 초반의 강렬한 경험(나는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에 입학하고 군대에 갈 때까지 신해철을 꾸준히 좋아했다)이 인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신해철의 노랫말은 주로 ‘꿈을 포기하지 않겠어’, ‘난 결코 철들지 않겠어’, ‘세상과 싸워나가겠어 블라블라…’ 정도로 요약되는데, 그 시절에 그 음악을 듣고 마흔살이 된 지금에야 그렇게 살려고 애써왔음을 깨닫는다. ‘중2병’이라고 무시하지 말고 이 얘기에 더 집중해봐야겠다. 요컨대 “난 바보처럼, 요즘 세상에도 운명이라는 말을 믿어”. 맙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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